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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성주 vs 거창·고령·해인사 ‘역사유치 정면충돌’

기사승인 [61호] 2021.02.22  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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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성주군 공동결의문 채택
조기 확정으로 지역갈등 끝내자

고령군, 남부철도 초안 철회하라
해인사IC에 역사 만들자고 제안

거창군, 거리 곳곳 현수막 걸려
해인사톨게이트에 역사 설치하자

해인사, 남부·달빛철도 교차 강조
함안역 잘못 되풀이하면 안 된다

합천군·성주군이 지난 9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대로 남부내륙철도를 조기 확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사진: 합천군>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 역사(驛舍) 설치를 두고 합천군·성주군과 거창군·고령군·해인사의 갈등이 정면충돌로 번지고 있다.

거창군과 합천군의 싸움에서 경북 지자체인 성주군과 고령군이 합세하면서 전면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게다가 해인사도 가장 합리적인 역사는 옛 88고속도로 해인사톨게이트 지점이라며 조계종 차원에서 반발하고 있다.

합천 역사를 둘러싸고 거창군과 합천군의 싸움에서 해인사가 거창군의 입장을 지지하자,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안)에서 정거장 설치가 확정된 성주군이 합천군을 옹호하면서 역사 설치 조기 확정으로 난국을 돌파하려는 모양새다. 여기에 고령군도 뛰어들면서 실리차원의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합천군과 성주군은 지난 9일 성주군청에서 문준희 합천군수와 지정도 재외합천향우 연합회장, 이병환 성주군수와 홍준명 성주사회단체협의회장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의 남북축을 잇는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이 조기에 확정·추진되기를 바란다고 건의했다.

합천·성주군은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국가와 군민 모두의 공익을 위해 2년 여간 지역현황 조사와 이에 근거한 전략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라며 “일부 지역 이기주의적인 주장과 검증되지 않은 논리로 부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로 인해 지연민간 갈등과 분열이 조장되는 일어 없어야 하며, 사업이 지연되어서도 더더욱 안 된다”며 “성주역과 합천역이 최적의 안으로 설계된 노선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성주역은 수륜면 적송리 인근에 들어설 예정으로 대구를 비롯한 인근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중부내륙고속도로, 국도 30·33·59호선 및 향후 건설될 동서3축 대구~무주간 고속도로와 연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고령·칠곡·대구(달성, 달서) 주민 1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입지임을 강조했다.

또한 합천역은 일부지역이 아닌 전체 합천군민의 이용이 편리하고, 인근 시·군에서의 접근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합천신도시 건설, 합천메디컬밸리 조성, 함양울산고속도로 등 미래 지역개발사업 추진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령군이 반발하고 나섰다. 고령군은 13일 “고령 군민들은 최근 2년간 쌍림면 고령나들목(IC) 부근에 철도역사를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했다”며 “성주군 수륜면에 역이 생기는 국토부의 철도노선 초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주민들은 고령읍 등을 중심으로 곳곳에 국토부 초안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국토교통부에 이의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 고령군 관계자는 “주민들은 불합리한 정부 방침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군과 고령군의회는 고령나들목에 역사 설치가 안 될 경우 “고령군과 광주대구고속도로 해인사나들목(IC) 사이에 역사를 설치하자”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거창군과 해인사에 힘을 보탰다. 고령에서 고령나들목은 6분(5.3㎞), 해인사나들목은 14분(14.2㎞) 소요된다.

고령군은 대구 달성군·경남 거창군·합천군·창녕군 등 인근에 인구가 많고 해인사·가야산, 고령 고분군, 대가야문화벨트 등이 인접해 문화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령군 9개 산업단지와 대구 국가산단 및 테크노폴리스, 경남지역 조선업체, 광주광역시, 수도권 등 전국으로 연결하는 산업 물류망도 쉽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운다.

거창군은 해인사역이 김천~진주 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수혜인구가 가장 많으며 거창, 합천, 고령, 성주, 서대구 등 남부내륙권 모두가 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당위성을 들었다.

여기에는 거창군이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남서북부 지역의 교통요충지였으나, 2001년 준공한 통영~대전 고속도로, 2014년 착공해 2024년 완공예정인 함양~울산 고속도로, 2022년 착공하는 김천~거제 남부내륙고속철도 등 광역교통망에서 소외되어 왔기에 역사위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거창군 전역에 사회단체들이 ‘해인사 톨게이트 지점에 역사를 만들자’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거창군 전역에는 이장단체협의회와 각 사회단체에서 내걸은 ‘수혜인구가 가장 많은 해인사 톨게이트 지점에 역사를 만들자’는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달려있다.

해인사는 남부내륙철도(김천~합천~거제) 합천 역사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달빛내륙철도(광주~합천~대구)가 개설되면 남북과 동서로 연결하는 교차역으로 건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해인사역 유치 추진위원회는 “세계적인 지명도와 이용도가 높은 해인사의 세계문화유산지역과 가야산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무시하여 ‘해인사역’을 선정하지 않는다면 이용객 저조로 공동화 되어버린 ‘함안역’의 잘못을 되풀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합천군·성주군 대 거창군·고령군·해인사가 강대강으로 부딪히면서 역사 설치 최종 확정 전까지는 갈등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남부내륙고속철도는 총사업비 5조6064억원에 길이는 187.3㎞에 달한다. 교량은 53개가 건설되고 진주시를 지날 때는 지하화로 계획됐다. 2022년 착공해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철도가 완공되면 김천~합천 18분, 김천~거제 64분, 서울~진주 2시간 15분이면 갈 수 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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