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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철도 ‘합천역’ 결정… 거창 ‘광역교통망’ 소외

기사승인 [0호] 2020.12.30  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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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안 합천군 합천읍 서산리
2안 합천군 율곡면 임북리
두 곳 모두 읍과 2㎞ 이내

거창군 주장해 온 ‘해인사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배제
교통요충지서 변두리로 전락

지난해 5월 열린 거창군 남부내륙철도 역사유치 발대식 모습. 남부내륙고속철도 합천 역사 위치가 거창군이 주장해 온 해인사역이 아니라, 1·2안 모두 합천읍과 2㎞ 이내로 결정되면서 거창이 광역교통망에서 소외됐다. 반면 합천은 1조1148억원을 투자해 추진할 ‘남부내륙중심도시건설’이 탄력을 받게 됐다. <사진: 합천군>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 위치가 합천소방서 근처인 합천읍 서산리로 결정되면서 광역교통망에서 소외된 거창군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그동안 거창군과 합천군은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역사 위치를 두고 첨예하게 다투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1안, 2안 모두 합천읍 인근으로 결정됐다.

국토부는 28일 남부내륙철도 김천역, 정거장1(성주역), 정거장2(합천), 진주역, 고성·통영·거제를 각각 정거장 3·4·5로 하는 평가서를 발표했다. 성주·합천·고성·통영·거제는 5개 정거장을 신설하고, 김천·진주는 기존 역사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합천역 1안은 합천읍 서산리로 합천군청과 2㎞ 떨어진 합천소방서 일대가 선정됐다. 2안은 율곡면 임북리로 합천군청과 1.5㎞ 떨어진 곳이다. 합천군은 그동안 남부내륙철도 역사 위치로 합천읍과 최단거리인 율곡면 임북리를 선호했으나, 합천읍 서산리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거창군청을 기준으로 역사위치 1안은 35㎞(40분), 2안은 41㎞(45분) 가량 떨어졌다. 함양군청을 기준으로 보면 1·2안 83㎞(65분·88고속도로 고령나들목 기준) 거리다. 거창나들목으로 나와 국도를 이용하면 70㎞이지만 자동차로 75분 거리다. 산청군청 기준은 1·2안 모두 60㎞(50분) 거리다.

오히려 함양은 남원역이 50㎞(50분)로 더 가깝다. 산청은 진주역이 43.5㎞(40분), 신안면(원지)의 경우 28㎞(28분)로 진주를 이용하는 게 더 편리하다. 따라서 거창 외에 함양·산청은 이동시간과 거리면에서 합천역이 들어서는 데 따른 혜택이 크지 않아 보인다. 신규 도로개설과 기존도로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노선도.

남부내륙철도 역사 위치가 1안, 2안 모두 합천읍 인근으로 결정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곳은 거창군이다. 거창은 지난해 5월 군청 대회의실에서 200여명의 추진위원이 모여 발대식을 열고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위치를 옛 88고속도로 해인사 톨게이트 지점으로 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해왔다.

거창군은 해인사역이 김천~진주 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수혜인구가 가장 많으며 거창, 합천, 고령, 성주, 서대구 등 남부내륙권 모두가 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당위성을 들었다.

또 가조면 항노화힐링랜드, 남상면 창포원, 고제면 빼재산림레포츠파크 등 거창군의 주요 관광산업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인사역(옛 해인사 톨게이트)이 최적지라며 절대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거창군이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남서북부 지역의 교통요충지였으나, 2001년 준공한 통영~대전 고속도로, 2014년 착공해 2024년 완공예정인 함양~울산 고속도로, 2022년 착공하는 김천~거제 남부내륙고속철도 등 광역교통망에서 소외되어 왔기에 사실상 역사위치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그러나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초안) 결과 해인사역이 모두 빠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합천 정거장의 1안, 2안 위치는 모두 거창군의 입장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거창군 기획예산담당관 관계자는 “합천 정거장 1안에서 △성주군 정거장을 김천 쪽으로 상향해서(수류면→금수면) 성주 군민들의 이용편의를 증대시키고 △해인사~진주 간 산청 신호장을 신설하는 등 정거장 재배치를 통해 △합천군 야로면에 정거장이 설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수도권, 충청권, 경북권 등의 주민들이 세계문화유산과 수많은 국보와 보물이 있는 해인사와 남해안을 방문하여 지역의 새로운 신 성장동력으로 남부내륙권 도시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창군은 용역결과 합천 정거장 대안1의 경우 반경 20㎞이내 6만6131명, 합천 야로면에 역사가 들어설 경우 9만623명으로 수혜인구가 2만5000여명 더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해인사역이 거창, 합천, 고령, 성주, 서대구 등 다수의 인구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거창군은 내년 1월6일 열리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합천군 주민설명회에 참여해 이러한 거창군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할 예정이다.

안철우 거창군 남부내륙고속철도 공동추진위원장도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었지만, 예비타당성조사를 한다면 해인사역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입지에 대한 검토.

반면 합천군은 쾌재를 부르게 됐다. 합천군이 1조1148억원을 투자해 추진할 ‘남부내륙중심도시건설’ 사업의 성공여부가 KTX합천역사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합천대교부터 영전교까지 반원 모양의 기존 8.7㎞를 4.4㎞로 직강화하는 황강직강공사도 포함돼 있다.

또한 함양~울산 고속도로가 개통했을 때 인근 시·군과 접근성이 좋으며 황강대개발 부지에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했다.

합천군은 KTX 합천역사가 합천읍이 아닌 해인사 쪽으로 정해지는 경우 남부내륙 신도시 건설사업이 추진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KTX 역사를 합천읍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난 1월 남부내륙중심도시건설 타당성 검토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신도시 건설 의지를 확고히 다져왔다.

한편 국토부가 대안1로 선정한 남부내륙고속철도는 총사업비 5조6064억원에 길이는 187.3㎞에 달한다. 교량은 53개가 건설되고 진주시를 지날 때는 지하화로 계획됐다. 2022년 착공해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철도가 완공되면 김천~합천 18분, 김천~거제 64분, 서울~진주 2시간 15분이면 갈 수 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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