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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은 ‘해인사역’ 불씨…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기사승인 [60호] 2021.02.06  21: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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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북부지역 주민반대 거세
남부권 주민들과 의견 충돌로
단일화안 찾지 못하고 마무리

거창·고령군 등 인접 지자체는
불씨 살릴 수 있는 기회 잡아

수혜지역 해인사역 가장 높아
합천·성주군 반발로 쉽진 않아

지자체 전략 따라 변수 가능성
환경영향평가도 영향 끼칠 듯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합천역 부지를 잠정 예고하면서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이던 남부내륙철도 역사(정거장) 문제가, 해인사역을 희망했던 조계종과 합천 북부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인사역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거창군을 비롯해 해인사역을 지지했던 지자체들도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자세로 해인사와 합천 북부 주민들의 반발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가 예고한대로 합천역 확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변수가 생긴 이유는 합천역을 지지하는 합천군의 방침에 대한 가야면·야로면 등 합천 북부지역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합천군은 지난 15일 ‘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 유치 추진위원회’ 간담회를 열어 합천군의 원하는 방향대로 진행되고 있는 남부내륙철도 계획에 대해 힘을 실으려 했다.

하지만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합천군은 “역사 위치에 단일화된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 됐다”고 밝혔으나, 그만큼 북부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음이 내포돼 있다.

해인사역을 원하는 합천 북부권 주민들 요구에 대해, 합천역을 원하는 남부권 주민들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대립도 가열되고 있다.

합천역을 지지하는 한 주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사찰은 득도 수련의 장이라 속세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며 “대형문화재를 보려는 분들에게는 현재의 고속도로망으로도 충분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들도 “성주역에서 해인사까지 5분 정도”라거나 “성주역이 들어서려는 곳의 위치가 해인사와 고령, 성주 모두 가까운데 있어 지역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스님들에게 안 좋은 물이 들어 보인다며 화엄경은 공부하냐”는 감정 섞인 반응도 엿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가야면·야로면 주민들은 해인사 쪽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조삼술 전 합천군의회 부의장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먼 훗날 우리 후세들을 위한 유산을 만들기 위함이고, 균형 발전과 인근 지역의 근접성과 경제성을 따져 볼 필요가 있지 않냐”며 “가까운 함안역 꼴을 보더라도 무용지물의 역사 위치는 막대한 세금 낭비다”고 지적했다.

성주역이 해인사와 가깝다는 주장에 대해 한 주민은 “이번 초안이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발표한 자료일 뿐이며 확정된 노선은 아니다”며 “남부내륙철도의 최종 노선과 역사 위치는 오는 5월께 확정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아직 번복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역사 위치를 놓고 벌이는 합천 주민들의 갈등은 역설적으로 거창군과 고령군 등 인접 지자체에게는 해인사역 불씨를 살리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인사역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 아직 불씨가 꺼지지 않았을 뿐이다.

해인사와 거창군 등이 원하는 해인사역은 성주역 계획과도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난관이 있다. 성주역 예정지와 해인사역이 설치를 원하는 곳의 직선거리가 대략 1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속철도의 경우 역간 거리가 30㎞ 안팎의 거리를 두고 설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인사역을 위해서는 성주역 위치 조정이 필요하다. 가까운 거리에 역이 두 개가 생기는 것은 대도시 지역이 아닌 곳에서 고속열차의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 성주역과 합천역 예정지의 직선거리는 28㎞ 정도다. 성주군은 잠정적으로 발표된 성주역사 위치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 도로를 기준으로 성주군청에서 성주역사 예정지까지는 대략 18분 정도가 소요된다. 도로 확포장 등으로 접근 방법이 개선될 경우 15분 안쪽이 될 전망이다. 반면 성주군청에서 해인사역 설치를 요구하는 부지인 합천 해인사 톨게이트까지는 기존 고속도로를 이용해 30분이 소요된다.

해인사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합천 해인사터미널에서 성주역 예정지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0분 정도다. 도로가 확장될 경우 시간은 더 줄어들 수 있으나 5분 정도면 갈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과해 보이는 측면이 많다.

해인사역은 합천을 비롯해 거창·성주·고령·서대구 지역이 모두 30분 내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경제성에서도 단연 앞선다. 합천역 수혜 지역이 합천읍을 중심 합천군 남부지역에 편리한 점과 비교할 때 큰 차이다.

다만 해인사역은 지금처럼 성주와 합천 두 개의 정차역이 아닌 하나의 역만 설치되는 조건에서 유리해 보인다. 김천에서 진주까지 구간 중 가장 경제성이 있는 중간지점이기 때문이다. 역이 하나만 생길 경우 철도 건설에 들어가는 예산이 줄어들 수 있고, 운행 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역간 거리가 길어야 고속열차 효율이 커진다.

그러나 성주군의 반발이 변수다. 철도역을 두 개 만든다는 현재 계획에서는 역간 거리 등을 고려할 때 해인사역 설치가 다소 불리한 모양새다. 성주군에서 해인사가 지근거리이기는 해도 앞마당에 만들어지려는 기차역을 놓칠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철도역사 위치 선정 문제는 합천, 거창, 성주, 고령군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에서 각 군청이 어떤 전략을 세우는가에 따라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철도가 놓일 예정인 지역의 환경영향평가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경상남도는 국토교통부의 원안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는데, 지역 국회의원의 정치적 역량도 요구되고 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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