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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꽃

기사승인 [156호] 2025.02.24  17: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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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열
함양군 지곡면 개평한옥마을 거주

농번기 같으면 새벽부터 트랙터, 경운기 지나가는 소리가 아침을 알리고 분주했을텐데, 간밤에도 거센 바람이 불었으나 동이 트면서 잔잔해져 한옥마을이 그지없이 고요하다.

한옥의 정겨움과 흐르는 선의 아름다움은 신록이 우거졌을 때보다 더 도드라지게 우아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눈엣가시라 할까? 한옥 사이사이 슬레이트 지붕이 눈에 띈다.

세월의 꽃이, 노란 꽃과 흰색 꽃 거무스름한 형태, 흉물스럽고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부식되어 만져보면 쉽게 부서지기도 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석면분진이 날아다녀 호흡기질환이 생길까 봐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보통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마을에 지붕이나 헛간, 창고 하물며 귀여운 멍멍이집 지붕에도 올라가 있다. 생명에 굉장히 위험한 물질이라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아마도 환경단체에서 현장을 보게 되면 심각성에 성토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길 것이다.

1960년~70년대에 새마을 운동 지붕개량으로 초가지붕을 해체하고 견고하다는 인식으로 많이 쓰였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빨리 정부에서 지원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지역 환경 관련부서의 말씀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빈집 정비사업 지원도 약하고 면적에 따라서 대략 20%의 지원이 된다고 하는데, 나머지는 자부담을 가져야 한단다.

사실 독거노인 위주로 거주하는 집에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재작년이나, 작년이나 다를 바가 없는 상태다. 철거하는 작업에도 습윤제를 뿌려가면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한다. 도와 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싶고, 정말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봄이면 면에서 슬레이트 철거 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올해 우리 마을에는 새로운 이장님이 선출되셨다. 동문서주 바쁘시겠지만 슬레이트 철거 지원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여행객이 우리 마을에 오셨을 때 한옥에 심취되어 또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흉물에서 사라지고 세월의 꽃이 아닌 막 피어오르는 상큼한 꽃이기를, 유해물질이 없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실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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