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가 죽염공장 10일간 조업중단… 27년 운영 첫 행정처분

함양군 주민감시단 고발로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질검사
인체 치명적 유해물질 검출

주민들, 죽염특화농공단지
‘원천무효’ 되어야 한다 강조
함양군, 청사방호에 나서기도

함양군 인산가 수동죽염공장이 오폐수 무단방류로 10일간 조업중단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격앙된 주민들이 13일 함양군청 앞에서 죽염특화농공단지의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날 열린 주민들의 시위는 6차 집회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함양군 인산가의 수동죽염공장이 오폐수 무단방류로 7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조업 중단 행정처분을 받았다. 1995년 5월부터 27년 동안 수동죽염공장이 운영되면서 오폐수 무단 방류로 행정처분을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인산가·죽염특화농공단지 반대추진대책위원회는 13일 함양군청 정문에서 집회를 열고 “인산가의 가증스런 본모습이 드러났다. 겉으로는 건강과 생명을 존중하는 향토기업이라고 선전하면서, 밤이 되면 죽염공장의 오폐수를 27년간 몰래 방류해 왔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반추위는 “이것은 함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무단 방류된 오폐수는 위천을 흘러 결국 낙동강으로 유입된다”며 “낙동강 유역의 모든 지역이 27년 동안 인산가의 오폐수에 오염된 것이라면 주민들의 건강은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할까”라며 따져 물었다.

이어 “죽염공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는 방류를 할 수 없고 전문 위탁업체에서 100% 수거해서 처리하게 되어 있다”며 “오폐수가 얼마나 심각한 유해물질이면 이렇게 처리하도록 정해져 있을까”라고 밝혔다.

인산가는 지난 5월 31일 낙동강유역 환경청으로부터 오폐수 무단 방류 건으로 수질검사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들이 검출되었다. 이번에 이뤄진 조업 중단이라는 행정처분은 함양군 주민감시단이 환경청에 고발해 이뤄진 것이다.

인산가는 물환경보전법 제38조 제1항 '배출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을 방지시설에 유입하지 아니하고 배출하거나, 방지시설에 유입하지 아니하고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를 위반했다.

반추위는 인산가의 오폐수 무단방류에 대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지난 4월 16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6차례 집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동죽염공장 오폐수가 무단방류됐기 때문이다. 반추위는 “이번 오폐수 무단방류는 인산가가 대담해서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이뤄진 것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반추위는 “건강 제품을 판매한다면서 공해물질과 오폐수를 흘려보내고, 함양군민들 그리고 낙동강 유역 주민들의 건강을 파괴하면서 돈만 벌면 된다는 욕심밖에 없는 인산가를 더 이상 향토기업으로 부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상국 인산가·죽염특화농공단지 반추위 위원장은 “인산가의 죽염특화농공단지가 세워진다고 해도 아무런 죄의식 없는 인산가의 무법적이고 사악한 범죄들이 중단될 리 없다. 인산가 죽염특화농공단지는 건립 자체가 원천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함양읍 시목·상죽·내곡·원구·조동·구만 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환경단체 대표 100여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날 집회는 지금까지 진행된 집회와는 달리 주민들도 격앙돼있었다. 함양군도 주민들이 청사에 진입할 것을 우려 공무원들이 청사방호에 나서면서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집회를 마친 주민들은 6월 14일부터 함양군청에서 실시한 1인 시위를 통해 받은 함양군민 691명의 인산가 죽염특화농공단지 반대의견서를 홍화섭 함양군 경제복지국장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