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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팔길이 원칙 중요성을 되새긴다

기사승인 [97호] 2022.08.26  10: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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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만 하면 연극제가 완성
자화자찬하는 태도는 버려야 해

제32회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식 공연 모습. <사진: 거창군>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에서 팔길이 원칙은 금과옥조와도 같다.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핵심은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문화예술을 주무르지 말라는 의미다.

특히 이 원칙이 훼손될 때 문화예술 행사는 배가 산으로 가게 된다. 전문성이 없으니 질적 저하와 혼란은 불가피하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주도하지 않고 들러리 역할에 머무는 것 자체가 문화예술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

진료는 의사가 하고 약은 약사가 담당하는 구조처럼 문화예술인들은 기획하고 행정은 지원만 하는 게 맞는 모습이다. 최근 국민적 근심을 키우는 국정운영의 난맥상도 전문성이 약한데 더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가 빚어낸 참사다.

거창국제연극제가 4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거창군은 개막식에 3000명이 왔다고 하고 행사가 성공적이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연극제 기간 동안 수승대 공연에 몰린 관객은 옛 전성기의 절반도 안 되는 정도였다. 한때 국내 최대 최고의 연극제라는 자부심이 있었으나, 그것마저 사라졌다. 그저 고만고만한 연극제의 하나로 전락한 것을 거창군만 모르는 것 같다.

단상은 정치인과 행정관료의 무대가 됐고, 연극과 연극인에 대한 무지한 발언들이 잇따랐다. 연극인들은 아예 뒷전으로 밀리면서 불만도 터져 나왔다.

개막식 다음날 공연을 한 극단 관계자는 “개막식 때문에 공식 참가작인데도 준비를 제대로 할 시간이 없어 다섯 시간을 날렸다”고 허탈해하며 “너무 황당해서 사무국에 항의를 연발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극단관계자 역시 “연출과 스태프들이 연극제 진행팀의 실수로 몇 시간을 더위에 아무것도 못하고 대기만 했다”며 “결국 리허설도 못한 채 공연을 했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도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거창군은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저 연극공연만 하면 연극제가 완성되는 건가?

민간이 키운 연극제를 관청에서 돈을 주고 산 것도 우스운 꼴이었다.

그러다보니 미래에 대한 고민도 없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역 연극의 앞날을 생각해보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로운 극본을 개발하거나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는 노력도 없었다. 수많은 연극제의 하나로 전락하는데 수수방관이다. 아시아1인극제가 전문가를 영입해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과도 비교된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의 중요함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부디 문화예술은 전문가에게 맡기시라. 연극인들을 밀어내고 정치인이 단상을 차지하는 행태는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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