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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이진언 선생 시비 건립

기사승인 [66호] 2021.05.10  22: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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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4월 21일부터 경남 함양군 안의 심진동 계곡 용추사에서 전국 아나키스트 대표자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때 이곳에서 아나키즘 이념 정당 결성을 의결하고, 독립노농당(獨立勞農黨)결성을 선포했다. 3개월 후인 7월 7일 서울시내 연무관에서 1000여명이 모인가운데 한국 최초의 독립노농당이 창당됐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에서 앞 다퉈 보도했다. 아나키즘은 개인의 완벽한 자유를 추구하는데서 출발하여 정치적으로 지배하는 어떤 조직도 없는 사회의 완전한 자율성을 추구하고 경제적으로는 만인이 풍요롭게 사는 사회를 추구하는 이념이다.

아나키즘은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강점기 시대 식민지 해방을 위한 투쟁이론으로 부각되었다. 해방이후에는 조국의 완전독립을 찾기 위한 건국운동에 나섰고, 독립노농당을 창당하여 현실 사회에 실현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아나키스트를 무정부주의자로 번역되는 명칭 때문에 체제전복을 꿈꾸는 테러집단으로 오해받아 일반대중으로부터 소외당한 측면도 있다. 그런 연유로 민족주의, 공산주의에 비해 오랫동안 잊혀졌던 정치사상이다. 아나키스트 안의대회의 베일을 들추면 이진언의 참모습이 보인다.

안의대회의 중심에는 잊혀진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이진언(1906~1964)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진언은 연희전문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일본 니혼대학 문학부를 수학했다. 1933년 4월 12일 서울시 소재 출판사 한성도서에서 시집 ‘행정(行程)의 우수(憂愁)’를 발간했다.

시집 ‘행정의 우수’는 일제강점기 지식인의 고뇌와 민족해방·계급혁명의 의지를 아나키즘에 바탕한 감수성으로 담아냈다. 이 시집은 경상남도 출신 최초의 현대시집인데 현재 국회도서관과 개인 소장본 2권만 남아 있다. 시집 발간 이후에 발표된 시 ‘월영(月影)이 1934년 11월 7일 동아일보에 수록된 바 있다.

교육운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1945년 함양군 안의면 유지들과 안의중학교를 설립하여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후학양성에 노력했다. 1946년 7월 7일에는 독립노농당을 창당하여 초대 문교부장직과 독립노농당 기관지인 ‘독립노농신문’ 발행인을 맡았다. 그는 아나키즘 이념을 정치적 신념으로 삼아 현실정치에 구현하려고 몸부림치기도 했다. 이진언은 이념적·문학적·정치적으로 아나키즘사상의 한가운데 있던 인물이다.

안의대회는 아나키스트들에게 안의를 아나키즘의 세계적 성지로 불리게 하는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이에 전국 아나키스트대표자대회 측은 이진언 시비와 전국아나키스트대표자대회 기념비 건립을 위해 건립비용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부지를 구하지 못해 미뤄두고 있는 실정이다. 역사를 기념하려는 시비는 연고 있는 곳에 번듯하게 세워져야 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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