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넘어 한글 도전… MBC ‘가시나들’ 오는 19일 첫 방영

함양 안의중학교 성인문해교육
MBC예능 ‘가시나들’ 편성확정

다섯 할매들의 힐링 한글공부
문소리·육중완·최여정 등 출연

‘궁민낭편’ 후속 프로그램으로
일요일 오후 프라임타임 방영

함양 안의중학교에서 늦깍이 한글 수업을 받고 있는 어르신들이 MBC 예능 '가시나들'(연출 권성민)에 출연한다. 포스터는 안의중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했다. 칠판에 서툴게 쓴 "여든이지만 1학년입니다"가 다정해 보인다. 오는 5월19일 일요일 프라임시간대인 오후 6시45분에 첫 방송된다. <사진: MBC>

80세가 넘어 처음 한글을 배우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지역사회 응원이 뜨겁다.

8일 함양 안의중학교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2회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번이 3회째 입학으로 15명의 노인들이 학교 도서실에서 때늦은 초등학교 졸업에 도전하고 있다.

초등학력 인정 성인문해교육은 정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어르신에게 초등 학력 인정 기회를 주는 교육청 승인 프로그램으로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입학생들은 학력인정 1단계(초등 1~2학년)에 대한 교육과정을 학습하게 된다. 수업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체험과 재량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국어, 영어, 미술 교육을 받는다.

특히 MBC가 제때 한글을 배우지 못했지만, 안의중학교에서 인생 끝자락을 통해 배움에 도전하고 있는 다섯 할매 학생들과 유쾌 발랄 짝꿍들의 동고동락 한글 공부기를 담은 파일럿 예능 ‘가시나들’(연출 권성민)을 오는 5월19일 오후 6시45분 첫 방영할 예정이라 관심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MBC는 5월12일 마지막 방송 예정인 ‘궁민남편’(차인표·안정환·김용만 등 출연)의 후속으로 일요일 오후 프라임타임의 대표 힐링 예능으로 ‘가시나들’이 우선 3주간 편성을 확정했다.

지난 3월7일 안의중학교 2층 도서실에서 초등학력 인정 성인문해 1단계 교육에 참가한 15명의 입학생들에게 재학 중인 학생들이 안마를 해 드리고 있다. <사진: 안의중학교>

‘가시나’는 주로 경상도와 전남지역에서 ‘계집아이’를 이르는 방언으로,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상 경상도에서는 여성들끼리도 스스럼없이 애정을 담아 부르는 말로도 통한다.

‘가시나들’은 의무교육 시행 이전에 태어나 남존여비 풍조 속에서, 무학으로 평생을 살아온 ‘가시나’들이 여든이 넘어 처음 한글을 배워 당신들 삶을 일상을 일기로, 시로 표현하며 가슴에 맺힌 설움을 가슴 뭉클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놓을 예정이다.

실제 할머니들이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가시나들'이었기 때문이다. '가시나'라는 단어 하나 안에 그들이 견뎌야 했던 수많은 사연들이 축약된다.

출연진은 한글 선생님으로 변신한 배우 문소리와 손자, 손녀 짝꿍으로 배우 장동윤, 걸그룹 아이돌 최유정, 이브, 우기, 수빈과 육중완까지 개성만발 캐릭터들의 한글 공부 도전기에 흐뭇함을 더해 줄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안의중학교 문해교육 한글강사로 나선 권갑점 시인이 쓴 책 ‘한숨인 줄 알았더니 꽃숨이더라’가 계기가 됐다. 권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학생들과 연지곤지 찍고 마법 같은 수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승원 안의중학교 교장은 “배움에는 나이가 따로 있지 않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모두 졸업장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MBC에서 일요일 오후 황금시간대에 방송까지 하니 많은 기대가 된다”고 뿌듯해했다.

한편 성인문해교육은 1단계(초등 1~2학년), 2단계(초등 3~4학년), 3단계(초등 5~6학년) 3년 과정을 이수하면 안의중학교 교장 명의의 졸업장과 경남도교육감 명의의 초등학력 인증서가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