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리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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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금대암의 전나무. <사진: 김선희> |
교목(喬木)은 소나무, 향나무 같이 줄기가 곧고 굵으며 8m 이상 높이 자라는 나무를 말한다. 이 시를 쓴 이육사는 일제강점기 19번의 투옥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그때마다 흔들리는 자신을 이렇게 시를 적으면서 다잡아 나갔을 것이다. 돌아보라, 민족보다는 진영논리가 앞서는 사회에서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바르게 소신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 것을. 기회주의자, 회색주의자, 분열주의자가 아니라 바로 그대 앞에 따뜻한 사람이기를 바란다. 세상에는 아무리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있어야 한다. 국민을 아끼는 사회가 정치가 꽃피워지기를 소망한다. 그 마음을 그리고 싶다.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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