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 |
지난 3일, 경남지역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이 연대하여 발족한 ‘우주항공청 설치 범도민 추진위원회’가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촉구를 위한 범도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도지사와 김진부 도의회 의장 등 지역 정치인들도 참여한 대규모 행사였다.
거두절미하고 민주당 경남도의원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경남도민들의 간절한 바람인 우주항공청 설치는 여야 막론하고 지역 정치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해 왔던 과제다. 한쪽이 찬성하고 한쪽이 반대하는 문제가 아니며, 특별법 통과 역시 한마음 한뜻으로 기다리고 있는 일이다. 지역 문제만큼은 전 정부 탓, 상대 정당 탓을 하지 말고 정쟁을 벗어나 협력하자고 간절하게 외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그것도 교묘하게 ‘민주당 탓’으로 밀어붙이려는 구호의 등장에 분노와 답답함을 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도민들께 간략하게라도 실체를 알려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
‘우주항공청’은 결코 특정 정당만의 공약이 아니었다. 대선 전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 우주항공청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2023년 4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사천시장과 만나 특별법 제정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이전 문재인 정부 때부터 김경수 전 지사는 경남 사천을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했고, 2021년 5월 ‘경남 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에 참석했던 주요 인사들의 명단을 보면 지난주 궐기대회 참석자들과 상당히 겹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은 표를 얻을 수 있는 텃밭이냐 아니냐를 따지지 않고 ‘지역균형발전’을 가장 우선적인 가치에 두고 편견 없이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와 같은 과정을 볼 때, 경남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중앙당이 사천 우주항공청 특별법 자체를 반대할 리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국회에서 벌어지는 공방의 실체를 똑똑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번 일은 ‘용산을 향한 충성 경쟁’에서 벌어진 일이다. 앞뒤 맥락 없이 언플 공세를 하고 가짜뉴스까지 동원하여 민주당에 뒤집어씌우려 한 사람은 바로 국민의힘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바로 우리 지역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태도다. 억지스럽고 알맹이 없는 정치쇼에 지역 정치가 그대로 끌려가면서, ‘기승전 민주당 악마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진심으로 우주항공청에 관심이 있고 경남 경제 살리기에만 힘을 쏟으려 한다면, 다수당인 민주당이 입법에 협조할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굳이 정치적 싸움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
궐기대회에 참여한 모든 지역 인사들께 강력히 요청 드린다. ‘윤핵관 자리 지키기’에 우리 지역 문제가 이용되거나 지역의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공을 세우는 방식에는 단호하게 일침을 놓아주시기를 바란다. 대화와 타협으로 지역을 살릴 길이 충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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