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의료법인 경영난 심각
야간진료실 운영 잠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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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아림의료재단 서경병원 전경. <사진: 서부경남신문> |
지방 의료법인이 체감하는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 대형병원과 첨단의료시설을 내세운 유명 의료진이 지방환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중소병원과 요양원을 찾는 환자가 급감한 것도 타격이 컸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에서 4건의 의료법인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나왔다. 거창·함양·합천의 거점병원 역할을 하던 서경병원도 농촌 인구감소로 수년째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 6월 9일 채무자 소송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한을 선임해 법원에 회생신청서를 제출했다.
창원지방법원 제2파산부(재판장 김기풍)는 7월 26일 서경병원 아림의료재단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공고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6월 20일 포괄적 금지명령과 함께 보전처분 결정에 이어 7월 13일에는 회생을 신청한 아림의료재단 대표자들을 불러 심문을 진행했다.
서경병원에 대한 법원의 기업회생 개시결정은 재정적으로 파탄에 직면해 있지만 앞으로 회생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채무를 동결하여 금융비용을 없애고 법원의 관리 감독 하에 재기를 돕기 위해 하는 것이다.
법원이 갱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보전처분을 내리고 모든 채무가 동결되어 기업은 일단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기업회생절차는 인가는 대략 8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가결정이 되면 10년에 걸쳐 빚을 갚고, 일부 부채는 주식전환이 되어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편 서경병원은 지난 1일부터 당직 의료인력 채용 시까지 야간진료실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경병원은 운영의 어려운 여건 속에도 지역의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해 연중무휴로 밤 10시까지 야간진료실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병원 기업회생 절차 진행과 함께 야간진료실 근무 의사가 7월말로 사직하면서 운영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
배영봉 서경병원장은 “의료인력 수급 부족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야간진료실 운영 중단으로 지역민에게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당직 의료인력 채용을 위해 노력해 조속히 야간진료실 운영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