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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호텔 ‘먹튀’ 진실 가려야

기사승인 [119호] 2023.07.25  10: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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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억원의 합천 호텔 ‘먹튀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합천군이 대리금융기관과 시행사의 ‘짬짜미’ 의혹을 제시하며 관계자들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이 예고된다.

합천군은 시행사와 감리업체간의 이면계약서 존재, 동일 용역 중복계약 등 이해할 수 없는 자금 집행이 대부분으로 시행사와 자금 집행 동의권자인 대리금융기관 관계자들의 공모가 의심 된다고 밝혔다. 실제 사업비를 부풀리게 하기 위해 ‘계약금액과 실계약금액의 차액을 시행사의 지정계좌로 입금한다’는 확약서가 첨부되어 있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소지가 다분하다.

호텔 준공 시점에 투입되어야 하는 수열에너지공급 용역 3건으로 28억원이 집행되는 등 동일한 용역이 다수 중복 집행됐으며, 집기류공급 용역 35억원과 성과품이 없는 허위 용역으로도 다수 집행됐다. 이자 등 필수적인 집행을 제외한 수열에너지, 집기류, 조경시설 등으로 시행사 관계자 등을 통해 180억원이 부당하게 집해된 것이다. 시행사의 인건비, 업무추진비 등으로 20억원이 집행됐다.

게다가 대리금융기관의 PF대출 책임자와 시행사의 전 이사 H씨가 과거 타 금융기관에 장기간 근무기간이 겹치는 것이 확인되어 그 의혹이 짙어졌다. 군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잠적한 시행사 측 K대표보다 대리금융기관과의 PF관련 업무를 전담한 시행사 전 이사 H씨를 금융기관과 시행사 유착의 핵심인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흑막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합천군의 30년 숙원인 호텔 건립 사업에 대한 열망을 이용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면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이 사건은 단순히 ‘먹튀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합천군이 다른 사업들을 추진하려고 할 때마다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합천군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거액의 횡령사건이 가능했던 것은 합천군이 전임 군수시절에 진행된 시행사 사업비의 PF대출 최종 승인단계에서도 불리한 계약내용을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출승인 때 합천군 실무부서가 반발했는데도 불과 며칠 만에 승인 처리된 것으로 드러나, 이번 시행사 ‘먹튀’ 사태에 이같은 합천군의 ‘밀실·무능행정’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합천군은 앞으로 행정 처리에 더욱 각오를 다져야 한다. 실무부서의 의견을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이며, 군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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