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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처럼

기사승인 [107호] 2023.01.29  17: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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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정림

필 때나 질 때나
동백꽃처럼 온 몸으로 살고 싶어요

실핏줄이 팔딱거릴 만큼 사랑하고
혈서로 적신 꽃잎이 나폴거릴 만큼
진실하고 따습게 살고 싶어요

때 되어 물러갈 때는
동백꽃럼 송이 채로 뚝 떨어지는
아름다운 소멸을 꿈꾸고 있어요

시들지 않는 풍성한 죽음,
온전히 더 붉은 사랑으로
다시 사는 꿈을 키우고 있어요.

지고 나서 땅을 더 아름답게
덮어주는 저 불타는 동백꽃처럼

 

어디쯤일까, 잊어버린 기억을 찾는 장소는 어느 곳에 와 있을까. 얼마만큼 떨어진 시간일까. 별만큼 외로웠던 것일까. 아니면 별만큼 꿈이 많았던 것일까. “시들지 않는 풍성한 죽음, 온전히 더 붉은 사랑으로 다시 사는 꿈”을 키울 수 있을까. 동백꽃이 그리운 건 최선을 다해 계절을 살아내고, 치열한 인고의 과정을 거쳐서 일게다. 붉은 동백꽃 앞에서 소리 내어 울어보고 싶다. 필 때나 질 때나, 그 아름다운 열정 앞에 눈물이 보이지 않게.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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