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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사제’ 청년 김대건 신부의 위대한 모험

기사승인 [104호] 2022.12.22  00: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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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꿈꾼 위대한 모험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시대에
희망마저 스스로 만들어야했던
청년 김대건의 인내와 용기

자기 몸을 기꺼이 던진 헌신
평생 신과 인간의 사랑 찾아다닌
세대와 종교를 뛰어넘는 작품

한국 최초의 신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탄생>은 평등주의와 박애주의를 실천하다 25세에 순교한 신념을 가지고 두려움에 맞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었던 젊은이의 삶을 그렸다. <사진: 씨제이씨지브이(CJ CGV)>

지난해 12월 거창성당 라오브라 성극단이 공연한 ‘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한국 최초의 사제였던 김대건 신부의 탄생을 추모하기 위한 공연으로 매우 감동적이었다. 지난 12월 9일 개봉한 <탄생>은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연극의 감동이 영화에서 더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김대건 신부는 1845년, 조선 근대의 문을 열었던 선각자였다. 호기심 많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청년 김대건은 조선 최초의 신부가 되라는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신학생 동기 최양업, 최방제와 함께 마카오 유학길에 나선다. 나라 안팎으로 외세의 침략이 계속되고 아편전쟁이 끝나지 않은 시기, 김대건은 바다와 육지를 종횡무진 누비며 마침내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히려 한다.

<탄생>은 김대건 신부를 기념하기 위한 영화면서 역사영화로서의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단순히 종교영화로만 국한하기에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모험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1821년(순조 21년)년 태어난 김대건 신부는 1836년 조선교구 설정 후 신부 모방(P. Maubant)에 의해 신학생으로 발탁, 최방제·최양업과 15세 때 마카오에 있는 파리외방전교회 동양경리부로 가게 되었다. 신부 리브와(N. Libois)의 배려로 마카오에서 중등 과정의 교육을 마친 뒤 철학과 신학 과정을 이수했다. 그가 마카오로 떠난 3년 뒤 아버지 김제준은 1839년 기해박해 때 서울 서소문 밖에서 순교했다.

천주교의 박해 속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건 신자들의 모습은 숭고함을 안겨준다. <사진: 씨제이씨지브이(CJ CGV)>

신학을 공부하던 중 조선교구 제3대 교구장 주교 페레올의 지시로, 동북국경을 통하는 새로운 잠입로를 개척하고자 남만주를 거쳐 두만강을 건너 함경도 땅에 잠입했으나 여의치 못하여 다시 만주로 돌아갔다. 그동안에도 꾸준히 신학을 공부해 1844년에 부제(副祭)가 됐고 1844년 말에 서북국경선을 넘어 1845년 1월 10년 만에 귀국했다.

서울에 자리 잡은 뒤 박해의 타격을 받은 천주교회를 재수습하고, 상해로 건너가 완당신학교 교회에서 주교 페레올의 집전 하에 신품성사를 받고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가 됐다. 1846년 5월 서양성직자 잠입해로를 개척하다가 서해 순위도에서 체포된 후 서울로 압송됐고, 문초를 통하여 해외에 유학한 사실 및 천주교회의 중요한 지도자임이 밝혀졌다. 조정은 효수형(軍門梟首刑)을 선고했고 9월 16일 새남터에서 처형했다. 이때 그의 나이 25세였다.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이자 글로벌 리더,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선구자였던 김대건의 진취적인 면모와 성 안드레아로의 탄생과 안타까운 순교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시대, 그 희망마저 스스로 만들어내야 했던 청년 김대건의 인내와 용기, 자기 몸을 기꺼이 던진 헌신, 평생을 거쳐 신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찾아다닌 사유에 대한 공감을 더해 세대와 종교를 뛰어넘는 작품이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사진: 씨제이씨지브이(CJ CGV)>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평등주의와 박애주의를 실천하다 25세에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통해 종교적인 영향력뿐만 아니라 신념을 가지고 두려움에 맞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었던 젊은이의 삶을 그린다.

종교적 위인으로 많이 알려진 김대건 신부는 짧은 생애 동안 조선 근대의 길을 선도했다. 종교라는 틀을 벗겨내고 보면 통역가로 활동하고 영국제의 세계지도를 번역하며 세계 지리의 개략을 편술하는가 하면 신문물을 능숙하게 받아들이는 글로벌 리더였다. 만일 김대건이라는 인물이 조금 더 살아있었더라면 조선이 더욱 빨리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무리가 아니다.

실제로 영화는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 청년 김대건의 개척자적인 면모와 새로운 세상을 꿈꾼 조선시대 청년으로서의 의지와 용기는 돋보인다. 불어와 중국어, 라틴어에 능통한 언어 천재적인 모습과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모험과 아편전쟁 속에서도 희망과 의지를 불태운 글로벌 리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800년대 영어까지 5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사람은 조선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만큼 앞서 나간 인재였고, 그래서 그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탄생>은 천주교 신부였으나 조선의 앞날을 생각하며 개혁을 고민했던 젊은 청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편전쟁 등의 국제정세를 비롯해 그 시대의 역사를 새롭게 보게 만든다.

천주교의 대한 박해 속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건 신자들의 모습은 숭고함을 안겨준다. 200년 전의 역사를 세세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가치 있는 작품이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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