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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함양경찰서 지능수사팀’

기사승인 [103호] 2022.11.28  20: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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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선정 ‘베스트 지능팀’
지능수사 분야서 우수 평가 받아

빠른 정보력과 치밀한 수사전개
악성사기 범죄와 부정부패 척결

함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이 경남경찰청이 주관한 올해 3분기 ‘베스트 지능팀’에 선정되어 인증패와 포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선일 경위, 이지혜 순경, 김남주 순경, 박은아 순경, 이효균 팀장. <사진: 함양경찰서>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언제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들에 맞서 객관적 증거로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수사경찰은 고군분투 속에서도 매력을 느끼게 한다.

경찰 수사팀은 뛰어난 직감과 뜨거운 열정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어야 한다. 얽히고설킨 복잡한 이해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응집력과 예리함을 필요로 한다. 적당한 긴장감은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사팀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기도 하다.

특히 범죄의 양상과 형태가 점점 지능화되고 고도화됨에 따라 지능범죄수사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경찰청이 ‘최근 5년간 범죄유형별 범죄시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능범죄 시계는 빨라지고, 강력범죄와 절도범죄 등은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능범죄는 2016년 1.7분 당 1건 발생했으나, 코로나19가 심해진 2020년에는 1.2분 당 1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력범죄는 2016년 2만5765건 발생해 20.4분 당 1건씩 발생했으나 2020년에는 2만4332건 발생으로 21.6분 당 1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범죄예방을 위한 사회적 관심도 절실한 실정에서 함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이 17일 경남경찰청이 주관한 올해 3분기 ‘베스트 지능팀’에 선정되어 인증패와 포상을 받았다. 이번 선정은 2016년 3분기 이후 6년 만에 수상한 쾌거다.

함양경찰서 ‘베스트 지능팀’ 기념촬영. <사진: 함양경찰서>

‘베스트 지능팀’은 지능수사 분야 우수 수사사례 등을 경남경찰청에서 매 분기 평가해 선정하며 포상을 통해 성과향상과 사기 진작을 도모하고 있다. 함양경찰서는 3급지(인구 15만명 미만 경찰서) 수사 활동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함양경찰서가 이처럼 뛰어난 업적을 거두기까지에는 이효균 지능팀장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 팀장은 지난 1991년 11월 경찰에 입문해 32년 6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형사팀·수사팀·지능범죄수사팀 등 현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 팀장이 함양경찰서 지능팀장에 임명된 건 지난 2월. 이 팀장은 4명의 대원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는데 경찰임용이 3년 이내인 새내기들이 3명을 차지하고 있어 경험적인 면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이 팀장이 아이디어를 내어 고민 끝에 조회와 석회를 없애고, 중요한 사항은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팀원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그는 “일 잘하는 경찰이 유능한 경찰”이란 판단에 따라 수사상황에서는 출퇴근 개념을 없애 오로지 팀원들이 수사에만 집중하도록 배려하게 한 것이다.

대신에 이 팀장은 자신의 자녀보다 어린 팀원들을 위해 외풍을 막아주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리고 일하면서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팀 분위기와 문화를 바꾸는 데 전력했다. 생산성 향상이나 수사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직원 간의 단합과 화합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팀원들 스스로 자진해서 일을 하다 보니 능률도 따라 오른 것”이라며 “서로가 일심동체로 맡은 바 일에 충실하도록 역할을 배분하는 데 집중한 것이 베스트 지능팀에 선정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겸손해했다.

이 팀장은 표창도 팀원들에게 먼저 미루고, 포상휴가가 떨어지면 팀원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제일 지는 사람이 휴가를 가도록 하는 역발상을 제안하고 실천했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표창을 받고, 이번엔 마지막 순서로 경남경찰청장상을 받았다며 겸연쩍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효균 팀장이 이끄는 함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팀원들이 합심해 발 빠른 정보력과 치밀한 수사로 선거, 전화금융사기 등 악성사기와 부정부패 척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

지능범죄수사팀의 주요 검거사례를 보면 채팅앱을 통해 피해자 7명에게 접근하여 돈을 송금해주면 주식투자를 해서 높은 수익금을 내서 돌려주겠다는 피의자의 계좌분석과 카카오계정 수사를 통해 체포·통신·압수영장을 받아 숙박업소에 피신 중인 범죄자를 검거했다. 이 범죄자는 46회에 걸쳐 20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또한 지난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함양군청 실·과·읍·면장 등 간부 41명이 소속되어 있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군수 후보로 나선 특정후보에게 불리한 기사 링크를 게재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간부공무원 34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범죄 사실을 입증해 공무원 1명을 검찰에 송치해 재판을 받게 했다.

금융기관 직원을 행세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검찰에 인계한 사실도 있다. 보이스피싱범은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피해자로부터 2500만원을 현금으로 전달받아 무통장 입금하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현장주변 방범카메라(CCTV) 분석과 택시이용 추적으로 범죄자를 검거했다.

윤외출 경남경찰청 수사부장과 이효균(오른쪽) 함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사진: 함양경찰서>

이 팀장 개인적으로도 중요 범죄자들을 검거한 사례가 상당하다. 환자들의 금품을 노린 간호조무사가 수면유도제를 링거에 몰래 섞어 환자를 잠들게 한 후 손가락에 착용하고 있던 다이아반지 등을 강취한 피의자를 검거해 2013년 2월 신문과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 피의자는 11명에게 수면유도제를 투여해 1000만원 가량의 귀금속을 편취했었다.

절도범 검거에도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농로와 산길을 이용하여 22회에 걸쳐 2300만원을 훔친 농촌 빈집털이범과 3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범죄자, 고추 100근을 렌트차량을 이용해 훔친 자, 주인이 없는 야밤을 이용해 시장에서 17회에 걸쳐 금품을 훔친 피의자를 검거하는 등 형사로서도 능력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금은방 외벽을 발루를 이용해 침입해 진열되어 있던 반지 등 귀금속 200여점(싯가 5000만원)을 쓸어간 자를 CCTV판독으로 용의자 모습을 확보하고, 주변을 탐문해 긴급체포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2016년 함양경찰서가 검거율 126.1%로 도내 1위를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식당 등에 침입해 현금을 훔친 4인조 절도범과 인터넷으로 주식투자를 유도한 사기 피해자를 검거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효균 팀장은 “베스트 지능팀으로 선정된 것은 팀원들이 노력한 결과라며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팀원들과 합심해 악성사기 범죄와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 ‘실력 있고 당당한 함양경찰,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공동체를 만드는 경찰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증패와 포상을 수여한 윤외출 경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이날 “수사경찰 본연의 임무인 국민안전 확보와 민생경제 침해범죄 사범척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공정사회에 대한 국민의 여망해 부응해 줄 것”을 당부하며 함양경찰서 지능팀을 격려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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