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의 역대 현감 중에는 추앙받는 인물이 많다. 그 중에서 3명을 꼽으라면 고운 최치원, 점필재 김종직, 연암 박지원일 것이다.
왜 하필 3명인가. 우리 국민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숫자가 3이기 때문이다. 신(神)도 3명이라 삼신(三神)이라 하고, 우주도 천지인(天地人)의 3요소로 이뤄졌다고 믿을 정도다. 정승도 영의정, 좌·우의정 3정승(三政丞)이라 부른다. 한 가문이 부흥하는데도 3대의 적공이 있어야 하고,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한다. 승부도 제대로 되려면 삼세판이라야 하며 셋째 딸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결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3을 귀히 여긴다.
함양군의 역사에서 빛나는 3명의 현감의 업적을 요약하면 이렇다. 함양관광의 백미인 상림 숲을 조성한 고운 최치원. 훌륭한 인재양성으로 좌 안동·우 명성을 얻게 하고 민초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관영차밭을 조성한 점필재 김종직. 안의현감 재직 시 백성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물레·베틀·방아를 찧고 발전을 하는 물레방아 등을 설치했으며, 잘못한 풍속을 계몽하기 위해 ‘열녀함양박씨전’을 쓴 연암 박지원이다.
위민·애민의 목민관인 연암의 실학사상을 재조명하는 연암문화제가 안의에서 개최되고 있다. 안의지역에서는 연암기념관의 건립을 원하나, 유지·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행정청에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상림이 함양읍 시가지와 인접하여 군민들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연암공원을 안의 사람들이 운동화 신고 산책할 수 있는 시가지와 가까운, 최초로 물레방아를 설치했던 안심마을에 조성하거나 밤숲공원의 명칭을 바꾸어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해볼만하다.
연암공원에는 연암의 기념물과 열녀함양박씨의 상징물도 만들고, 물레방아로 발전하여 가로등으로 하면 관광지로 각광받을 것이다. 공원의 여유 공간에서는 함양박씨의 슬픈 정절의 이야기를 시류와 세속에 따른 발랄한 이야기로 필요한 각색을 한 뮤지컬을 공연토록 하면 인기 있는 관광상품이 될 성 쉽다.
이도 저도 어렵다면 방치 해둔 밤숲의 이외수 작가를 초빙하려 리모델링했던 건물을 연암기념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화려함보다 내실 있는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연암의 실사구시 정신과도 부합하는 것이다. 안의면민과 함양군청의 의지에 달려있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