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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아찔하고, 때론 애틋하고, 때론 눈물나게 행복한 순간”

기사승인 [82호] 2022.01.14  20: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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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랑과 화려한 액션에
걸크러시까지 볼만한 영화들

극장에 못 가더라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관람 가능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이 없어 거창의 영화관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한다. 영화관은 문화생활의 상징성이 큰 공간인데, 산청이나 합천에 작은영화관이 들어선 것도 평등한 문화향유권이 강조됐기 때문이었다.

정서적 공감을 할 수 있는 한국영화가 코로나19에 무력해진 것도 원인인데, 연말부터 잇따라 개봉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굳이 극장에 못 가더라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볼 수 있는 작품도 있어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영화관이 문을 닫을 경우 문화적 환경이 삭막해질 수 있는 거창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연말부터 개봉하고 있는 볼 만한 한국영화 3편을 소개한다.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해피 뉴 이어>

실의에 빠졌거나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사랑은 큰 힘이 된다. <해피뉴이어>

호텔리어 ‘소진’은 15년째 취미로 하는 밴드에서 가깝게 지내던 친구 ‘승효’에게 고백을 망설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소진의 속도 모른 채 승효는 여자친구 ‘영주’ 와의 초고속 깜짝 결혼을 발표한다.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짝수 강박증으로 고생하는 호텔 대표 ‘용진’ 뭐든 짝수로 맞춰져 있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호텔에 묵게 되는데, 뮤지컬 배우의 꿈을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하우스키퍼 ‘이영’을 만나게 된다. 호텔 사장과 직원의 만남인데, 뭔가 예사롭지 않다.

공무원 시험 낙방 5년 차,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삶이 귀찮아진 재용은 연말을 맞아 모든 걸 포기하는 심정으로 호텔에 투숙한다. 아침에 잠을 깨워달라고 요청했더니 걸려온 뜻밖의 모닝콜은 마음 속 빈 공간을 채워주는 느낌이다.

오랜 무명 끝 전성기를 맞이하고 함께하는 마지막 콘서트를 앞둔 가수 ‘이강’ 과 매니저 ‘상훈’의 브로맨스. 40년 만에 우연히 첫사랑 ‘캐서린’을 다시 만난 호텔 간판 도어맨 ‘상규’가 보여주는 중년의 사랑. 그리고 매주 토요일 호텔 라운지에서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는 맞선남 ‘진호’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떠나고, 만나고, 헤어지는 연말연시의 호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론 아찔하고, 때론 애틋하고, 때론 눈물나게 행복한 순간들을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풋풋한 첫사랑부터 가슴 아픈 짝사랑, 아련한 옛사랑까지 연말연시 소중한 인연과 함께 하고 싶은 우리 모두의 단면들을 모아놨기 때문이다.

<해피 뉴 이어>는 사랑에 대한 영화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지만 세대별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같은 느낌이다.

실의에 빠졌거나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사랑은 큰 힘이 된다.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확장되기도 하고, 고백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도 주지만 그 사랑 속에서 기운을 얻고 힘을 낼 수 있게 된다. 오래전 첫사랑을 만나 다시 사랑을 키우는 중년의 사랑도 젊은 세대의 사랑 못지않게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9일 극장에서 개봉했고, 티빙을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다.

불법 저지르는 경찰 막으려는 모범 경찰 <경관의 피>

원칙주의자 경찰이 비리를 파헤치는 임무를 받았다. <경관의 피>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의 팀에 어느 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경찰 민재(최우식)가 투입된다. 원칙적인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동료들의 불신을 받게 됐고, 결국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강윤이 특별한 수사 방식을 오픈하며 점차 가까워진 두 사람은 함께 신종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데, 이 과정에서 강윤은 민재가 자신의 뒤를 파는 두더지, 즉 청문감사관실에서 심은 언더커버 경찰임을 알게 된다. 민재는 강윤을 둘러싼 숨겨진 경찰 조직의 비밀을 마주하면서 혼란이 빠지는데, 어느 순간 선택의 지점에 놓인다.

영화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이다. 신념이 다른 두 경찰이 하나의 팀으로 만나 서로를 의심하면서 펼쳐지는 팽팽한 관계의 재미가 돋보인다.

먼저 ‘박강윤’은 압도적인 검거 실적을 자랑하는 광역수사대의 에이스 경찰이다. 그의 가장 큰 신념은 ‘범죄 추적은 어떠한 경우에도 위법이 될 수 없다’는 것. ‘박강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범죄자 검거를 최우선으로 삼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불법도 개의치 않는다.

모든 수사 과정을 비밀에 부치는 ‘박강윤’에 대한 주변의 의심은 거세지고, 이에 원칙주의자 경찰 ‘최민재’가 ‘박강윤’의 비리를 파헤치는 임무를 받아 그에게 접근해온다. ‘최민재’는 ‘범죄 수사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 모범적인 경찰로, 위험한 일까지 서슴지 않으며 아슬아슬한 수사를 펼치는 ‘박강윤’을 의심의 눈초리로 감시하기 시작한다.

무서울 것이 없는 경찰 ‘박강윤’과, 그를 감시하기 위해 언더커버 임무를 시작한 경찰 ‘최민재’가 한 팀으로 만나 수사를 시작하는 것이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특히 자신의 모든 수사에 동원할 정도로 ‘최민재’를 믿고 있는 ‘박강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의 비리를 쫓기 위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최민재’ 사이에서 피어나는 색다른 팀워크가 신선하게 그려졌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심이 교차하며 생기는 묘한 긴장감, 그리고 그 긴장감을 매력적인 케미스트리로 완성시키는 조진웅과 최우식의 열연이 어떻게 펼쳐질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경찰은 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까? 아니면 어느 정도의 불법은 감수해야 할까? 정의와 올바른 삶에 대한 상충하는 고민이 영화 속에 담겼다. 5일 개봉했다.

화려한 카체이싱 액션 <특송>

홀로 지내는 생활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넌지시 드러낸다. <특송>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어쩌다 맡게 된 반송 불가 수하물에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원까지! 경찰과 국정원의 타겟이 되어 도심 한복판 모든 것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데.

영화 <특송>은 범죄 오락 액션영화로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겉보기엔 폐차 처리 영업장, 실상은 특송 전문 업체인 백강산업의 존재부터 관객들을 특송의 세계로 안내한다.

‘돈만 되면 물건도 사람도 가리지 않고 배송하는 특송’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몰입도 있게 그려낸 파격적인 카체이싱 액션이 압권이다. 좁은 주택가 골목부터 왕복 차선의 넓은 도로까지 무엇과도 충돌하지 않고 빠르게 질주하는 장면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배송사고로 반송 불가 수하물을 떠맡게 된 ‘은하’와 그런 그녀를 뒤쫓는 이들이 펼치는 치열한 추격전은 역시 박진감 넘치게 완성됐다.

<기생충>으로 세계적 배우로 각인된 배우 박소담은 수준급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걸크러쉬 매력을 선사한다. 대사가 없어도 캐릭터의 분위기와 아우라를 뿜어내는 매력이 돋보인다.

오락영화지만 홀로 지내는 생활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넌지시 드러내는 영화다. 어려운 환경에서 외롭게 사는 삶보다는 누군가 보듬어주고 챙겨주는 삶의 소중함을 전해 준다. 악행을 일삼는 경찰이 등장한다는 점은 <경관의 피>와 비슷한 면도 있다. 12일 개봉한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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