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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사는 지리산 임천강에서 강행한 ‘암반 발파’

기사승인 [0호] 2022.01.11  2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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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임천 가스관 공사
환경청·주민들 요청 무시하고
암반 폭파로 환경오염 발생해

계속된 항의로 공사 잠시 중단
환경영향 복원대책 세울 때 까지

한국가스공사가 함양~산청 도시가스 관로를 묻기 위해 함양군과 산청군 사이에 있는 서주보 아래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책위>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얼룩새코미꾸리’를 방류한 인근에 도시가스 관을 묻기 위해 진행된 지리산 임천강 암반 발파공사를 지역민들의 거센 항의로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11일 오후 2시 30분께 함양 유림면사무소에서 함양군, 낙동강유역환경청, 한국가스공사, 시공사, 진주환경운동연합,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 마을주민 등 20여명이 모여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환경에 끼칠 영향에 대해 복원대책을 세우기로 하며 이같이 합의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7일 오후 4시 20분께 함양~산청 도시가스 관로 연결사업을 위해 함양군과 산청군 사이에 있는 임천(엄천강) 서주보 지하 19m 아래 가스관을 묻는 공사를 진행하다가 하천 바닥 아래에 멈추어 선 굴착장비를 끄집어내기 위해 발파작업을 실시했다.

임천강 서주보 아래 가스관을 묻는 공사를 진행하다 하천 바닥 아래에 멈추어 선 굴착장비를 꺼내기 위해 발파작업을 한 이후, 가스관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석분이 유촐되면서 공사 현장의 하천 일대가 돌가루로 뿌옇게 변했다. <사진: 대책위>

당초 공사는 강바닥을 건드리지 않고 강을 가로지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150m 길이의 터널을 뚫고 둘레 1.5m의 원통을 집어넣어 내부를 굴착하는 ‘세미쉴드’ 공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공사 도중 단단한 암반을 만나면서 굴착장비가 하천 지하에서 멈추어 선 것이다.

문제는 임천강 서주보 아래 도시가스 매설관이 묻히는 이곳 하류는 수달과 남생이를 비롯해 물고기는 1급 얼룩새코미꾸리·여울마자, 2급 큰줄납자루가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환경부의 복원사업이 이루어진 곳이었다.

당연히 지역주민들과 어류학자, 진주환경연합, 국립공원시민의모임 등이 나서서 멸종위기종 복원현장에서 발파를 만류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암반 발파를 ‘연기’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가스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발파작업과 관련해 미리 신고가 없었던 것에 대해 “이 공사가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함양군청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가 발파작업을 위해 경찰에서 허가를 받았고, 이미 화약을 장착하고 난 뒤에 환경청의 발파연기 요청이 있었다. 화약을 장착하고 난 뒤에는 일몰 전에 발파작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11일 오전 함양군 유림면 서주보 공사현장에서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 진주환경운동연합, 지리산생명연대, 국시모 지리산사람들, 지리산권남강수계네트워크, 유림면이장협의회, 엄천강지키는사람들, 휴천꿈마실, 유림면열병합발전소반대추진위, 수달친구들, 팔령주민자치회, 내백마을비대위 등이 모여 도시가스 건설 중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대책위>

이에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는 11일 유림면 서주삼거리 앞 공사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공사인 업체는 유림면 임천강 가스공사 관로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환경부와 한국가스공사, 함양군은 임천강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주민들의 삶을 정상화할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긴급모임과 합의사항도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

시공사인 A기업은 지난해 10월 6일 하천 진입로 확보에 폐골재(순환골재)를 투입했다가 지리산권남강수계네트워크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폐골재를 걷어내고 알골재(자갈)를 다시 깔고 작업을 진행한 적도 있어 환경단체는 공사현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처럼 주민들이 공사에 대한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자 A기업은 11월 2일 유림면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환경오염·생태계 파괴·주민 이동 불편 등 여러 우려 사항과 위험 요소들을 철저한 계획을 통해 잘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의 강력한 항의로 11일 오후 함양 유림면사무소에서 함양군, 낙동강유역환경청, 한국가스공사, 경남기업, 진주환경운동연합,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 마을주민 등 20여명이 모여 공사를 잠시 중단하기로 합의하고 환경에 끼칠 영향애 대해 복원대책을 논의했다. <사진: 대책위>

하지만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시공사가 약속한 환경관리계획을 철저하게 이행하라고 계속해서 주문했지만, A기업은 무반응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지난 7일 암반 발파공사까지 이뤄지면서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굴착장비를 꺼낸 뒤 가스관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석분이 유출되어 공사 현장의 하천 일대가 돌가루로 뿌옇게 변했고, 오염된 이 물은 하류로 흘러가서 지속적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는 “소중한 생명들이 사는 임천에서 시공사가 생태계와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나 대책 없이 제멋대로 무리하게 공사를 시행하는 것은, 환경부, 함양군, 한국가스공사의 관리·감독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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