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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내백마을 주민,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5차 시위

기사승인 [0호] 2021.11.24  17: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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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에 호소해도 변화없자
김천 본사 방문해 집회 열어
함양군도 원론적 답변만 내놔

도로공사 근본적 답변 없으면
청와대에서 시위할 계획 밝혀

수동터널공사피해해결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찾아 “지난 7월 시작된 터널 공사 발파로 내백마을 주민들의 삶이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며 대책을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 수동터널 비대위>

“공사가 시작되고 몇 개월이 지난 뒤, 수동면 내백마을 앞길로 공사 차량이 다니면서 마을은 쑥대밭으로 변해버렸어요. 조용하고 소박하게 살던 자그마한 마을에 공사의 온갖 피해가 쌓여갔습니다.”

24일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함양군 수동면 내백마을 50여명의 주민들은 “지난 7월 시작된 터널 공사 발파로 내백마을 주민들의 삶이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발파에 의한 지진으로 인해 하루에 두 번씩 마을 전체가 요동치고, 진동과 소음은 가축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주민들은 집 벽에 생겨나는 실금들을 마주하며 엄청난 공포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것.

이날 한국도로공사 앞에서의 시위는 5차 집회다. 지난 10월 21일 수동면 내백마을 주민들은 수동터널공사피해해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강승기) 출정식과 1차 집회를 가진 이후 4차례 집회를 통해 호소해도 변화가 없자 버스 1대와 트럭 1대, 승용차 1대를 동원해 원정길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측은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팀장급을 실무자로 내보내면서 더 큰 반발을 샀다. 실무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단 한마디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 한국도로공사 함양합천건설사업단에서도 2명이 동행했다.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제1공구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18년 2월. 이 공사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를 했고,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팀장급을 실무자로 내보내면서 더 큰 반발을 샀다. 실무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단 한마디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사진: 비대위>

처음 공사를 시작할 때 주민들은 불편해도 참았다. 규정 속도를 위반한 덤프트럭들이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를 질주하고, 농사를 짓는 작물과 마을 전체에 흙먼지가 뒤덮여도, 이 공사가 국가를 위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묵묵히 불편을 감수한 것.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피해의 규모는 점점 커졌고, 곧이어 여러 재난이 들이닥쳤다. 2020년 8월 8일, 폭우가 쏟아지자 공사 차량을 통과시키기 위해 복개한 도랑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황토물이 가옥을 집어삼킬 듯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에 공사 관계자들이 새벽에 마을 주민들을 깨워서 마을 회관으로 긴급 대피를 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뉴스에도 여러 차례 방송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다행스럽게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럼에도 한국도로공사와 쌍용건설은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세우지도 않았다.

1년이 지나 올해 여름이 되고 비가 쏟아지자,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에도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은 없었다. 그러는 사이, 버들치와 다슬기가 살던 마을의 개울은 비가 조금만 와도 흙탕물로 변했고, 토사가 밀려 내려가 남강(남계천)에 쌓이면서 하천의 물길도 변하고 있다. 환경 파괴뿐만 아니라 남강의 생태계까지 교란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1차 집회 당시, 마을의 이러한 고통을 해결해달라고 집회에 참석한 함양군수와 현장 소장을 만났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10월 27일 공사 현장에서 다시 2차 집회를 열었다. 2차 집회에서는 규정대로 공사한다는 답변만을 반복하는 쌍용건설을 규탄하고,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침묵뿐이었다.

11월 5일에 있었던 3차 집회는 공사 현장에서 곧 가동하게 될 암석파쇄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자리였다. 먼지와 분진을 마구 뿌려댈 암석파쇄기를 마을의 머리맡이 아니라 다른 장소로 이전해달라는 집회였다. 물론 이 문제도 아직 대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3차 집회에는 국내 최고의 터널 공사 하홍순 전문가가 참여했다. 현장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전문가는 집회가 끝난 뒤 주민들과 토론회를 열었다. 그리고 피해 상태의 확인과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검토했다.

거창군 남상면의 한국도로공사 함양합천건설사업단에서 17일 4차 집회를 마치고 함양군청으로 이동해 군수와 면담을 가졌으나 주민들은 "원론적인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고 허탈해했다. <사진: 수동터널 비대위>

11월 17일 4차 집회는 거창군 남상면의 한국도로공사 함양합천건설사업단에서 있었다. 가을걷이가 한창인데도 60명에 가까운 모든 주민이 거창까지 모였다. 시행사인 쌍용건설이 “배 째라는” 식으로 반응이 없으니,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사업단으로 간 것이다.

주민들은 사업단 앞에서도 공사 중단을 외친 것이 아니라, 공사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사업단장은 면담을 하자고 한 뒤, 면담장에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주민들은 “얼마나 하찮게 여겼으면, 자신이 면담을 요청하고도 면담장에는 다른 사람을 보낸 것일까”라고 분개했다.

4차 집회는 함양군청까지 이어졌다. 주민들은 거창 사업단에서 집회를 끝내고 곧바로 함양군청으로 이동했다. 서춘수 함양군수와의 면담은 성사되었으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시정조치를 내리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시행사인 쌍용건설은 설계대로 함양군청에 신고하고 공사를 하며, 모든 사항은 환경기준치 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도로공사 사업단은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비대위는 “피해가 발생하면 함양군청과 한국도로공사 사업단에 알리고, 그러면 관리자들이 나와서 대충 검사하는 시늉만 하고, 쌍용건설은 규정대로 시공한다고 주장하면서 버티는 순환 구조 속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과 비대위가 5차 집회를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시위를 한 이유는 이렇게 서로가 책임을 전가하는 순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피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왜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가 △우리의 피해는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는가라고 문제점들을 짚었다.

강승기 비대위 위원장은 “우리는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한국도로공사 본사가 올바른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청와대 앞에서 질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강대식 기자 kangds@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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