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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여성영화제 ‘변화의 바람 앞에 당당하게 맞서는 당신’

기사승인 [77호] 2021.10.27  16: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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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를 맞는 거창여성영화제
오는 30~31일 하천환경센터
빼어난 수작 4편 연속 상영

문화의 다양성 확보에 기여
관객과 대화의 시간도 가져

제11회 거창여성영화제 상역작들.

올해로 11회를 맞는 거창여성영화제가 오는 30일~31일 이틀간 거창하천환경교육센터 3층 다목적교육실과 야외무대에서 개최된다.

거창여성회(회장 김귀옥)가 개최하는 거창여성영화제는 지난 2011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여성가족부가 진행한 고고시네마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후 매해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여성서사를 통해 여성의 주체적 역할을 발굴하고 연대해 지역 여성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의 주제는 ‘변화의 바람 앞에 당당하게 맞서는 당신’으로 정했다. ‘삶의 굴곡 속에서도 주체적으로 혹은 그렇지 못한 결정에도 그 선택에 책임지는 여성들의 강인함, 어려움 앞에서 연대하는 여성들의 강인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4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하나같이 지역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수작들이다. 한국독립영화 2편과 예술영화 2편으로 구성됐다. 모두 국내 영화제들에서 선보였고, 호평을 받은 영화들을 준비했다.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주연의 <세자매>.

<세자매>는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세 여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같이 자랐지만 서로 너무 다른 개성을 가진 자매라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으로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뤘고,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세 배우의 명연기와 함께 3인 3색의 캐릭터가 또렷이 각인된다.

영화 <윤희에게>.

<윤희에게>는 퀴어코드가 들어있는 영화다. 김희애가 출연한 영화로 2019년 부산영화제 폐막작이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청룡영화상에서 감독상과 각본상을 휩쓸었고, 주연인 김희애와 조연인 김소혜 등도 여러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과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영화다. “은은한 향기가 영화 내내 감돈다”는 찬사가 나올 만큼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와 이를 구현한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는 독일계 유대인 철학자이자 정치 사상가인 한나 아렌트가 1960~1964년까지 겪었던 실화를 다룬 영화다. 한나는 나치 전범인 칼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 내용을 보며 ‘악의 평범성’을 개념화한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가족, 유대계 커뮤니티와 사상계 등 모든 사람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사회적 반감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굳은 신념과 사유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은 사유를 함으로써 지식을 얻기도 하지만 옳고 그름 등의 구분을 하기도 한다. 사유하기 어려운 지금 이 시대를 향한 한 철학가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2013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공개돼 찬사를 받은 영화다.

영화 <안티고네>.

<안티고네>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안티고네가 오빠 대신 감옥에 들어가면서 일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영웅이 되는 이야기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정착한 이민자 가족의 막내 안티고네에게 비극이 벌어진다. 두 오빠 중 하나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하나는 그 자리에서 구속된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안티고네는 오빠 대신 감옥에 들어가고, 용기 있는 그의 행동에 대중들은 안티고네를 SNS 영웅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2008년 몬트리올 공원에서 경찰의 부적절한 개입에 한 이민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 희곡 ‘안티고네’를 깊은 통찰력으로 각색했다. 2500년 전 이야기를 21세기에 접목하여 현대 캐나다 몬트리올의 난민 가족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실화는 신화와 만나 전 세계적 화두인 난민 문제에 거대한 권력과 인간의 양심, 신념을 접목한 이야기가 됐다.

독립 예술영화를 접하기 쉽지 않은 지역 현실에서 거창여성영화제가 메시지가 담긴 영화를 통해 문화다양성 확보에도 기여하는 모습이다.

특히 <안티고네> 상영 후에는 전후로 ‘필름통’ 김중기 대표를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갖는다. 영화 상영에 그치지 않고 영화에서 궁금했던 내용 등을 추가로 듣거나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올해 여성영화제는 10년 동안 자체적으로 운영해온 영화제의 공로를 인정받아 거창군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모든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

거창여성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거창군 사업비를 받아 진행하게 돼 마음이 다르다”며 “회원들 회비로 진행할 때는 한 푼이라도 아껴서 잘 쓰이도록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편안하게 부담 없이 지출할 곳에 하고, 정정당당한 마음으로 뿌듯하게 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는 귀중한 행사라는 점에서 거창군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수칙은 철저히 준수된다. 상영관 관람 최대 정원에 제한을 두고 선착순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거창여성영화제 측은 안전한 관람을 위해 모두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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