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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그랬다

기사승인 [76호] 2021.10.13  16: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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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해

비바람 치는 나무 아래서
찢어진 생가지를 어루만지며
이 또한 지나갈 거야 울먹이자

나무가 그랬다

정직하게 맞아야 지나간다고
뿌리까지 흔들리며 지나간다고

시간은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고
이렇게 무언가를 데려가고
다시 무언가를 데려온다고

​좋은 때도 나쁜 때도
그냥 그렇게 지나가는 게 아니라고
뼛속까지 새기며 지나가는 거라고

비바람 치는 산길에서
나무가 그랬다
나무가 그랬다

그해 여름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1년 전인지, 10년 전인지 기억은 갈래를 찾지 못하고 아득하게 흘러간다. 기억이 포말같이 사라질 무렵 어느 숲속에서 나무를 만났다. 나무는 말했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지 않는다고, 이렇게 무언가를 데려가고, 다시 무언가를 데려온다고.” 노동자이자 혁명가인 박노해 시인의 보기 드문 서정시다. 아니, 오히려 치열한 삶이 묻어나는 외침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숲길을 걷다, 그렇게 홀로 나무를 만나고 싶다. 오늘은 비바람 치는 산길이 아니라서 더욱 좋다. 그해 무성했던 여름을 가을의 한복판에서 만났다.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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