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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대선출마 선언 “공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기사승인 [0호] 2021.07.15  10: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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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 분열 끊어내는 게
차기 정부와 대통령의 소명

전직 대통령 사면권 행사
여야 포함해 각계인사로 구성된
화합·진보 공존 콘퍼런스 가동

승자독식의 권력구조 개혁
국회에 책임총리·각료지명 양도

김태호 의원이 15일 온라인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 유튜브 '김태호와 함께' 캡처>

국민의힘 김태호(59) 의원이 15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 상태에서 온라인 출마선언의 진기록을 남긴 초유의 일이다.

김 의원이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야권 대선후보 경쟁은 한층 더 달아오르게 되었다. 당초 김 의원의 출마선언은 경남 의원들을 비롯해 2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소통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 8일 경남의원 간담회와 관련해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돼 온라인 영상 출마선언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 의원은 “공존(共存),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공존’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너무나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린 정의 앞에서 정치인 김태호는 한없이 무기력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려고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진영으로 갈라져 있고, 지역으로 갈라져 있으며, 심지어 세대와 성별마저 쪼개려 하고 있다”고 여당을 저격했다.

김 의원은 “열심히 노력하면 취업하고, 허리띠 졸라매면 내 집 마련 할 수 있던 시대,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시대이다. 이러한 현실의 책임은 정치가 문제였다. 정치가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었다”고 반성했다.

김 의원은 정치에 희망을 걸지 못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이 숨 막히게 무거운 현실 앞에서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떤 쓸모가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 가운데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에 앞서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소장수 아들인 저에게도 피할 수 없는 숙제가 ‘소꼴배기’ 였다. 놀기 바빠 소죽 줄 시간을 잊어버려 아버지께 혼쭐이 날 때 ‘소죽도 못 주는 놈이 나중에 무엇을 하겠냐. 너 같은 놈이 공무원 되면 백성들 굶겨 죽인다’고 꾸짖으시던 아버지의 말씀. 아무리 작더라도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제 마음 속에 싹트기 시작한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김 의원의 출마선언은 지난 시간 고민했던 결론이며, 국민들께 드리는 약속인 셈이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모든 국민이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로운 대한민국,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혁명적으로 혁파하고,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세계 최대의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둘째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반시장적 부동산 규제 같은 망국적 정책으로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을 지난 4년간 지켜봤지 않느냐”며 “전문가가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진짜 전문가들을 편견 없이 불러 모아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셋째 “분열된 국가에 각자 서로 충성하면서, 죽을힘을 다해 죽을 길을 가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공존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취임하는 즉시 전직 대통령 사면권을 바로 행사하고, 여야를 포함한 각계 대표들로 구성된 ‘화해와 진보를 위한 공존 콘퍼런스(가칭)’를 가동해 진영 갈등을 확대재생산하는 승자독식의 권력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22대 총선으로 구성된 입법부에 책임총리 지명권과 각료 구성 권한을 양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호 의원은 “좌우, 보수, 진보 분열을 끝내고 공존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차기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이자 시대적 책무”라며 “역사 속에 확인된 대한민국의 저력을 모아내고 무한한 가능성을 마음껏 실현할 무대를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호는 누구인가

김태호 국회의원은 1962년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 부산마을에서 소를 키우던 빈농의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나 가난한 살림 때문에 중학교만 졸업하고 농사를 지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중학생 시절 “농사를 짓더라도 농약병에 적힌 영어가 무슨 뜻인지는 알아야 한다.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부친의 말을 듣고 큰 자극을 받아 장학생으로 거창농고에 입학했다.

김 의원은 서울대 농업교육과 재학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고 김동영 전 의원의 집에서 하숙을 하게 되면서 정치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김 전 의원은 부친의 어릴 적 친구였다.

그는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 36세(1998년)에 초대 도의원, 40세(2002년)에 전국 최연소 거창군수를 거쳐서, 42세(2004년)에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최연소 도백’으로 당선되면서 정치권을 깜짝 놀라게 했다.

6년간 도지사로 재임하면서 ‘남해안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도정을 무리 없이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1971년 김종필 전 총리가 45살의 나이로 11대 총리에 오른 지 39년 만인 2010년 이명박 정부의 구원투수로 지목되어 정운찬 총리를 대신할 ‘40대 총리’로 지명됐지만,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 휘말려 중도 하차한 전력이 있다.

이로 인해 정치 인생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였으나 2011년 4월 재보궐선거 경상남도 김해시을 지역구에 출마해 제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기사회생했고,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2014년 7월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고, 2015년 8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에도 50대 초반의 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선 도전을 위한 준비라는 추측이 나왔다.

긴 침묵을 지켜오다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경남도지사 후보로 선출되었으나 패배해 대권 가도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적 무게감을 얻으면서 3선의 국회의원으로 대권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 ‘고진감래’ 끝에 결실을 거둔 것이다.

김 의원은 부인 신옥임(57) 여사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특기는 태권도, 취미는 바둑이고, 존경하는 인물은 충무공 이순신이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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