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사랑

기사승인 [66호] 2021.05.10  22:41:18

공유
default_news_ad2

-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풀들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 보면
당신도 이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사랑을 애틋하다”고 표현했다. 사랑의 아픔 안에서 사람은 더 큰 사랑을 볼 수 있다고,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르게 보인다고. 5월 풋풋한 초록이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는 시간이다. 못 다했던 부모의 사랑을, 어린 자식들에게 조금만 더 신경 쓸 것을, 뜨거움만이 아니라 모두가 사랑인 것을. 아, 애달픈 내 사랑아.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사랑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