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이 어린이 날, 8일이 어버이날, 21일은 부부의 날로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고 일깨운다. 맹자는 인생삼락(人生三樂)의 첫 번째로 부모님이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들이 무사하게 지내는 것을 꼽았다. 동서고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족은 마지막 안식처다. 혈연에 기반을 둔 가정은 공동체의 근간이자 사회생활의 출발점이다.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라 하지 않는가. 가정의 화목이 세상에 뜻을 펼치는 근원이 된다. 가족은 힘든 세상을 견디는 힘이자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가족형태가 변한다. 가족구성원 자체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뀌고 있다. 대가족의 권속개념이 아니라 낙애처자(樂愛妻子)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권속(眷屬)이란 한 집안의 식구를 말하는데 대개, 대(代)를 이어 모여살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런 가족 개념도 핵가족화함에 따라 그 성격이 하나하나 달라지고 있음도 부정 못한다. 어린 학생들에게 가족의 범위를 물으면 엄마·아빠를 정점으로 한 직계만 가족으로 본다는 응답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는 젊은 세대의 미혼경향과 나홀로 가구의 증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조부모가 포함된 대가족사진은 시골집 벽에서 조차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지난 토요일이 어버이날이었다. 어린이날을 보낸 지 사흘째 날에 맞은 날이고 보면 좀 머뭇거려지게 되는 날이기도 하다. 엊그제가 어린이날이라 하여 우리 아들·딸이라서 고맙다 사랑한다고 해 놓고 돌아서서 어버이를 섬기라고 보채는 것 같아 조금은 겸연쩍은 그런 날이었다.
우리의 전통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로 중요시된 것이 가족관계였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가족관계가 해체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이 어린애를 학대하고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동기간에도 목불인견의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가정의 달을 맞아 후미진 가정의 어둠이 걷히고, 가족 간에 서로 격려하고 사랑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부모와 자녀 등 가족 사이에 사랑과 정(情)의 흐름이 없어서는 어찌 가족이라 하겠는가. 가족에게 사랑을 주고 또 주어도 준 것을 모르는 사랑의 치매현상이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에만 나타나는 꽃과 풀이 아니라 사시사철 피고 자라는 사랑나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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