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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은 문화재보호에 뜻이 없나

기사승인 [65호] 2021.04.17  20: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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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지곡면 공배마을에 위치한 대고대(大孤臺)가 종중 주인이 바뀌면서 훼손되고 있어 절실한 대책이 요구된다. 대고대는 남향으로 배치된 구졸암 양희의 신도비를 중심으로 정상부는 11m의 높이에 반석은 약 50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 형태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함양군은 명승지를 보존하고 관리하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직 수십억원의 돈을 들인 새로운 사업에만 골몰하는 것처럼 보인다. 긴 세월의 강을 건너 살아남은 함양의 명승지 훼손을 방조하고 있다. 함양의 명승지요 문화유산인 대고대(大孤臺)가 군수의 승인 하에 망가지고 있다. 대고대는 60~70년대까지 함양 학생 소풍 일번지로 함양사람들에게 친숙한 명승지이다. 대고대는 남계천변에 홀로 솟은 바위동산으로 “떠내려 온 바위 또는 떨어진 바위”라고도 부른다.

대고대 상부 측면에 일두 정여창의 16대손인 정근상(1893~1934) 선생이 가로 38㎝, 세로 42㎝의 크기의 횡서로 ‘묵헌(默軒)’ 이란 쓴 바위글씨가 흔적 없이 지워졌다. 이 글씨는 무게감과 정교함이 느껴진다고 평가받았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대고대에 쓰인 정재기(1811~1879) 선생이 쓴 유수청금(流水聽琴)이란 각자(刻字)를 지우고, 청근정(淸近亭) 정자를 헐어냈다. 유수청금은 남계천 물을 벗 삼아 거문고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대고대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구졸암 양희(九拙庵 梁喜) 선생의 신도비가 있다. 산죽이 무성하게 자란 좁고 가파른 길을 잠깐 오르면 묵헌 정근상(黙軒 鄭近相)이 세운 정자 청근정(淸近亭)이 있었고, 청근정 위가 정상이다. 점필재 김종직도 대고대의 아름다움을 구절가(九絶歌) 제5수에 “서쪽 언덕길이 꼬불꼬불한데 / 황석산 높은 봉우리에 놀란 말이 오누나 / 날 저문 화림에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 조각구름이 날아 대고대 지나네”라고 노래하였다.

바위 위에 운치를 더해주는 아름드리 노송이 한 그루 의연하게 고절(孤節)을 보였다. 그 소나무는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근년에 고사한 아쉬움이 있지만, 소나무 뿌리근처 바위에 조선 후기의 명필 추사 김정희(1785~1856)가 쓴 석송(石松)이라는 각자된 글자에서 옛 풍치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조선 후기의 명필 추사 김정희(1784~1856)가 대고대 정상부 바위에 가로 12㎝, 세로 15㎝ 크기로 횡서로 쓴 석송(石松)이라는 각자된 글자. <사진: 서부경남신문>

최근 대고대의 소유자가 하동정씨에서 남원양씨로 바뀌었다. 남원양씨 측은 군청의 승인을 받았다며 묵헌의 증조부인 개은 정재기(1811~1879) 가 쓴 대고대(大孤臺)와 묵헌 정재기 선생이 쓴 유수청금(流水聽琴)이란 각자(刻字)를 지우고 헐어내어 대고대의 모습을 확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군수는 뭘 하는가. 군청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쓴 석송(石松)이란 각자마저 지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함양에 추사글씨가 몇 개나 되나.

힐링을 중시하는 시대, 새롭게 관광지나 공원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추억이 깃든 장소를 잘 보존하고 단장하는 것도 관광함양을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의식이 있고 뜻있는 사람들은 추억이 서린 명승지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망가지고 있는데 대해 행정청의 무책임·무능력을 탓한다. 후손들과 미래를 위해서도 정겹고 매력 있는 명승지가 보존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촉구한다.

여지도의 함양부(1760년 제작)에 나타난 대고대. <사진: 함양문화원>
대고대릎 표상하는 바위 글씨. <사진: 노재현·이정한>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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