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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여객 공영화만이 유일한 답인가

기사승인 [51호] 2020.09.19  12: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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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버스는 군민들의 발이자 웃음과 인정을 싣고 달리는 행복버스다. 농촌버스는 오탁번의 시를 떠오르게 한다. 할머니와 서양아저씨가 시골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할머니가 저쪽에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왔데이’하고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먼데이”라고 대꾸했다. 할머니는 뭐가 오느냐고 묻는 줄 알고 ‘버스데이’라고 친절하게 말했다. 오늘이 할머니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아저씨는 “해피 버스데이 투 유”하고 노래를 불렀다. 할머니와 아저씨를 태운 행복한 버스가 힘차게 떠났다.

거창 서흥여객 버스는 지역민의 발이 되고 있는 농어촌버스의 하나로 거창군과 합천군 전 지역을 비롯해 함양군·의령군 일부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다. 거창군의회는 지난 9월3일부터 11일까지 9일간의 임시회에서 서흥여객 농어촌버스 단일 요금제 손실보상금 5억1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마창여객이 서흥여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지출비용을 군에서 부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 창원시에 주소를 둔 운수업체인 마창여객 대표가 서흥여객 주식중 양도양수 가능한 8540주의 절반 정도인 4200주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되면서 논란이 됐다.

마창여객이 인수하면서 서흥여객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기는 듯 하다. 월 620만원의 상임이사직을 신설하고, 기존 대표의 월급도 323만원에서 720만원으로 파격적으로 인상했다. 서흥여객은 종전에는 버스기사와 직원 등 61명이 8540주(1인당 140주)를 보유하며 주주이자 운전기사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올해 서흥여객에 지원되는 정부보조금은 47억5600만원이다. 이는 추경이 제외된 것으로 거창군에서 23억7491만원, 합천군에서 23억8200만원을 보조한다. 운영비의 80%가 혈세로 지원되는 것이다. 서흥여객의 등록된 버스는 거창군 42대, 합천군 27대로 모두 69대인데, 이중 공영버스는 거창군 34대, 합천군 26대로 모두 60대로 사실상 준공영제에 가깝다.

거창군의회와 지역에서는 서흥여객 전체운영비의 80% 가량을 보조금으로 지원되고 있어 ‘버스 준공영제’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아이엠에프(IMF)때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최소 4조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론스타 사태’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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