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변칙적인 계획 세웠으나
개발행위 허가는 적법한 상황
주민들 “변칙적 방법일 뿐이다”
말로는 버섯재배, 목적은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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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군 안의면 두항마을 주민들이 1월17일 마을 한가운데 버섯축사를 지어 위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려는 소식에 반대집회를 열었다. <사진: 함양인터넷뉴스> |
함양군 안의면 두항마을 주민들이 마을 중심지에 들어설 태양광발전 시설에 대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안의면 두항마을 주민 30여명은 지난달 17일 군청을 찾아 ‘말로는 버섯재배 목적은 태양광,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이 화간 난 것은 이 마을로 귀농하려는 A씨(47·대구)가 최근 버섯 재배사 인허가 신청을 하고 향후 태양광 설비도 갖추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함양군 조례에 따르면 도로에서 800m이내, 마을에서 500m이내에는 태양광발전시설을 만들지 못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사업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 버섯축사를 지어 축사 위에 태양광발전을 세우려는 변칙적인 계획을 세운 것이다
주민들은 “안의면 두항마을은 오래전부터 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살기좋은 마을”이라며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어 군청을 찾게 됐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마을 한가운데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건 아름다운 마을을 망치는 것”이라며 “우선 버섯 재배사로 허가받아 태양광 설비가 가능한 건축을 만들고 그 뒤 설치하려는 변칙적인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태양광발전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마을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고 가장 가까운 위치해 있는 마을의 핵심지”라며 “이곳에 태양광발전이 들어서면 경관훼손은 물론이고 태양광판넬의 재료인 카드뮴, 크롬, 납 등의 독성물질로 오염돼 두항마을의 친환경 논농사는 내리막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1월9일 안의면 대대리 516번지 일원에 버섯 재배사에 대한 개발행위·도로점용허가를 신청하고 22일엔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만나 관련 허가신청 사실을 알리고 주민들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는 현재 A씨의 어머니(79)가 논농사를 짓고 있는 2000여평의 부지다. A씨는 이곳 마을로 귀농해 400평 규모의 버섯 재배사를 짓고 홀로 사는 어머니를 모실 계획이다.
A씨는 “현재 버섯 재배사를 준비하는 곳이 연못(두항소류지) 바로 밑이다. 재작년 연못의 흙을 긁어낸 뒤엔 논에 물이 많이 차 논농사를 짓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특용작물 가운데 버섯을 계획하게 됐다. 귀농을 계획하면서 생업으로 버섯을 재배하고 추후에 여유가 되면 태양광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가 외지인도 아니고 어머니도 마을에 계시는데 왜 저렇게 반대할까 의아하다. 태양광시설이 보기 싫다는 미관상의 이유로 반대한다는 건 납득이 가질 않는다. 자기 자식들이 들어와서 이렇게 한다고 하면 저렇게까지 반대하겠나”라고 털어놨다.
함양군은 현재 접수된 A씨의 개발행위허가 자체는 적법하다고 밝히면서도, 군계획위원회의 심의 결과와 최종적인 허가 여부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지금 현재 인허가가 들어온 내용은 법을 위반한 상황은 아니다”며 “현재는 군계획위원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저희도 심의 결과는 나와 봐야 안다. 지금 단계에선 판단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버섯축사 위에 설치될 태양광에 대해 함양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