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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庚子年) 쥐띠 해는 다산과 풍요, 예지의 상징”

기사승인 [34호] 2020.01.05  17: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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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는 상징적인 세계에서
긍정적인 동물로 평가 받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함
먹을 것을 저장하는 저축성
자연재해에 대한 예지력 뛰어나

십이지신도-자신(十二支神圖-子神). 만봉 이치호 작.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쥐 신장(神將)으로, 반인반수(半人半獸) 모습이다. 십이지신도는 절에서 큰 행사를 할 때 해당 방위에 걸어 잡귀를 막는 역할을 한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으로 쥐띠의 해이다. 쥐는 다산과 풍요 및 예지의 상징으로 여겨져 긍정적 동물로 평가받고 있다.

쥐는 몸집이 작지만 십이지의 첫 번째 동물이다. 다산과 풍요 및 예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쥐는 12지신에서도 자식이라는 뜻의 자(子)로 표기되고 있다. 자(子)는 아들, 쥐, 11월, 밤11시에서 새벽1시, 북쪽방향의 5가지 뜻으로 쓰인다.

자식을 많이 낳는 일이나 곡식이 많아지는 것은 모두 옛 사람들이 크게 원했던 일이었으므로 쥐는 상징적인 세계에서 긍정적 동물로 평가받았다.

쥐는 번식력이 왕성하다. 쥐는 새끼를 자주 많이 낳는 동물이다. 보통 일 년에 5~6회 정도 새끼를 낳는데, 한 번에 7~10마리의 새끼가 태어난다. 그야말로 엄청난 번식력이다. 생존력 또한 대단하다. 쥐는 1950년 미국의 엔게비섬의 원자폭탄 실험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신사임당은 쥐를 다산(多産)의 동물이란 생각을 바탕으로 들쥐를 수박과 함께 그렸다. 그렇다면 수박은 무슨 뜻일까? 수박은 씨가 많은 과일이다. 식물에서의 씨는 곧 동물의 새끼와 같으므로 수박 역시 많은 자식을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는 상징이다.

쥐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함이 있고 먹을 것을 저장하는 저축성이 강하다. 틈날 때마다 먹이를 모아 놓기 좋아하는 까닭에, 사람들은 쥐를 ‘재물’ 특히 숨긴 재물을 지키는 상징으로 보았다. 또한 농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넉넉한 식량은 곧 부자였으므로 쥐는 곧 재물의 수호신이기도 하였다.

‘한국민간속신어사전’에 “쥐가 도망가면 집안이 망한다. 쥐가 독에 빠지면 복이 나간다. 쥐가 집안에 흙을 파서 쌓으면 부자가 된다”는 글이 있다. 이는 쥐가 재물과 연결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쥐는 주로 식량창고나 부엌에서 숨어 살며, 굴을 파는 재주가 뛰어나다. 쥐는 안식처로 통하는 출입구를 보통 5~6개씩 갖고 있다. 이 쥐구멍들은 비상구로서 사용되면서 동시에 바람을 드나들게 해 준다. 조그만 생쥐를 생각해 보라. 그 놈은 자기 생명을 단 한 개의 구멍에 내맡기지 않는다. 이 얼마나 현명한 동물인가(M.J. 브루투스). 쥐가 사는 부엌의 벽은 마치 도로망 같은 굴이 복잡하게 퍼져 있으며, 쥐는 한 번 알아둔 통로를 반 년 동안 이용한다.

쥐는 자연재해에 대한 예지력이 뛰어나다. 해일과 지진, 산사태 등 지각의 변동 상황을 미리 알아차린다. 그래서 지진이나 해일의 조짐이 있으면 쥐가 떼를 지어 피난을 가거나 배속에 있던 쥐들이 밧줄을 타고 배 밖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까닭에 바닷가나 섬 지방에서는 쥐의 이동을 보고 풍랑을 점치기도 한다. 최근 대만에 지진이 일어날 때도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했다.

쥐는 12지신 중에서 유일하게 ‘서생원’이란 관직까지 받았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부정적이다. 어둡고 더러운 곳을 뒤지는 습성 때문에 농작물을 해치고 음식물을 훔치며 사람들에게 페스트, 유행성 출혈열 같은 갖가지 무서운 병균을 옮겨 좋지 않은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쥐는 농작물을 해치는 동물로 옛날부터 쫓는 쥐불놀이가 있었고, 196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쥐잡기운동이 진행되기도 했었다. 쥐잡기운동에도 불구하고 쥐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사라질 수도 없었다. 쥐가 인간에게 해로움만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00위 안의 약품은 모두 쥐 연구로 만들어진 것이다. 또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월트디즈니의 만화주인공 ‘미키마우스’처럼 귀여운 캐릭터로도 등장한다.

쥐는 약삭빠르고 잔꾀도 많은 동물이다. 그래서 흔히 눈치 빠르고 약삭빠른 사람을 ‘쥐새끼 같은 녀석’이라고 표현하고, 못난 사람이 잘난 체 할 때에는 ‘쥐뿔 나게 잘 났다’ 고 반어적으로 표현한다.

쥐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족제비가 떼로 몰려와서 큰 피해를 안겨 주었다. 이에 쥐들은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한 결과 족제비와 정면 대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래서 앞장서서 싸울 힘센 장군 쥐들에게 계급장 표시로 뿔을 씌워주었으며, 드디어 결전의 날이 되자 쥐들은 일제히 족제비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곧 쥐들은 도망가기에 바빴다. 상대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 보통 쥐들은 작은 구멍으로 모두 피신했지만, 머리에 뿔을 쓴 장군 쥐들은 뿔이 방해가 되어 족제비에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오늘날 ‘쥐뿔’은 ‘아주 보잘 것 없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사찰에 가면 쥐 조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무슨 뜻일까. 불가에서는 하루하루의 수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러주기 위해 사찰에 쥐를 조각하고 있다. 아주 먼 옛날 어떤 사람이 들판을 걷다가 갑자기 나타난 사나운 코끼리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도망치다가 마른 우물 속에 간신히 몸을 피했다. 마침 덩굴이 있기에 밑으로 내려갔으나 바닥에는 독사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깜짝 놀란 그가 위를 쳐다보니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가면서 덩굴줄기를 갉아먹고 있었다. 그 때 나무에서 뭔가 떨어져 그의 입 속으로 들어왔는데 맛을 보니 달콤한 꿀이었다. 그는 꿀맛에 빠져 어쩌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꿀을 받아먹느라 자기가 처한 위험한 상황을 잊었다고 한다.

이는 ‘아함경’이라는 불경에 나오는 이야기로서 위험을 잊고 쾌락을 좇는 어리석은 사람들의 삶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코끼리는 인간의 업고(業苦), 독사는 지옥, 덩굴은 사람의 생명, 꿀은 탐욕, 쥐는 시간을 상징한다. 흰 쥐와 검은 쥐는 각기 ‘낮’과 ‘밤’ 즉 세월을 상징한다.

해인사 법당 앞의 돌기둥에 새겨져 있는 흰 쥐와 검은 쥐는 덩굴을 갉아먹는 대신에 오르내리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을 뿐 시간의 흐름이라는 의미는 똑같다. 또 승가사 다리에 있는 쥐는 쌀가마 위아래로 두 마리씩 새겨져 있고, 불국사 법당에는 들보 위에 쥐 조각상이 있는데 이것 역시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뜻은 마찬가지다.

‘초충도’ 신사임당 작. 많은 자식을 바라는 마음으로 들쥐를 수박과 함께 그렸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쥐와 관련된 속담

o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 어려움을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
o 고양이 앞의 쥐: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맨다.
o 개구멍에 쥐방울 드나들 듯 한다: 공연히 바삐 왔다 갔다 한다.
o 쥐도 새도 모르게: 전혀 모르게 한다.
o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비밀은 없으므로 말조심하라.
o 쥐뿔도 모른다: 아는 것이 없다.
o 쥐뿔이나 있어야지: 가진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o 쥐도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돌아서서 고양이를 문다: 사람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라.
o 주린 고양이가 쥐를 만났다: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
o 쥐 안 잡는 고양이라: 제 구실을 못하거나 소용없게 된 사람이나 물건.
o 쥐포수 같다: 사소한 이익을 위해 애쓰는 사람.
o 쥐 뜯어먹은 것 같다: 들쭉날쭉하여 보기가 흉하다.
o 쥐구멍으로 소 몰려 한다: 도저히 되지 않을 불가능한 일을 억지로 하려고 듬.
o 쥐띠는 밤에 태어나면 잘 산다: 쥐띠인 사람이 밤에 태어나면 먹을 것이 많아 잘산다.

쥐와 관련된 꿈 풀이

쥐는 큰 뜻을 가진 사람·노력가·관리, 도둑·간첩·비겁자·작품·일 등과 관련해서 상징된다.

o 쥐가 자기의 옷을 물어뜯는 꿈은 바라고 있던 바가 성취되고 계획한 일이 뜻대로 진행된다.
o 쥐에게 물리는 꿈은 생각지도 않은 출세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예시.
o 흰 쥐가 나타나 길을 인도하는 꿈은 자신을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
o 쥐와 개가 어울리는 것을 보는 것은 아내에게서 사랑을 느끼고 뜻밖의 곳에서 기쁨을 느낀다.
o 구멍 속에 머리를 내밀고 내다보는 쥐가 인상적이면 자기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는 사람이 있음을 암시한다.
o 산등성이 구멍마다 쥐가 들어 있는 것을 보면, 자기의 상품이나 일이 사회적으로 획기적인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o 쫓던 쥐가 구멍 속으로 사라지면 목적한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
o 쥐가 발가락을 물고 놓지 않으면 뜻하지 않은 협력자가 생긴다.
o 쥐를 잡았는데 페스트균을 옮기는 쥐라고 하면,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일과 관계한다.
o 접시에 담겨있는 음식을 쥐가 먹어치우면 어떤 사람이 자기 일을 대신해 주거나 간섭할 일이 생긴다.
o 창고에 쌓아둔 곡식을 쥐떼가 와서 먹어치우면 사업이 크게 성취된다.
o 쥐가 큰 물건을 쏟아놓거나 물체 밑을 파는 것을 보면 대규모 사업에 착수하거나 단체를 와해시킬 일에 가담하게 된다.

※참고: 유물속의 동물상징 이야기(박영수, 2005), 새꿈해몽법(이청림, 대경출판사).

이철우 본지 회장 lc3434@naver.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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