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지리산 대성골에서 찾아내
또 다른 지리산 유람길임을 증명
경상도 도사 오두인(1624~1689) 선생이 쓴 지리산 유람길 석각이 368년 만에 발견됐다. <사진: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
지리산 유람길을 기록한 석각이 368년 만에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는 지난달 30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의 지리산 대성골에서 1651년 경상도 도사 오두인(1624~1689)선생이 ‘두류산기(頭流山記)’에 기록한 석각(石刻)을 368년 만에 발견했다고 밝혔다.
오두인 선생은 본관이 해주(海州)이며, 자는 원징(元徵), 호는 양곡(陽谷)이다. 1648년(인조 26) 진사시에 1등으로 합격하고 이듬해 별시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했다. 1694년 영의정에 추증됐으며 저서로는 ‘양곡집’이 있다. 시호는 충정(忠貞)이다. 두류산기는 1651년 오두인이 경상남도 하동군의 청학동을 유람하고 지은 유람록이다.
이번에 발견된 석각은 의신마을을 지나 대성골 일원 큰 바위 아래에 거친 돌 표면을 다듬어 새겼다. 글자 크기는 12㎝ 정도이며 전체 크기는 너비 약 80㎝, 높이 4㎝ 정도로 깊게 새기지는 않았으나 마모가 거의 없어 식별에는 어려움이 없는 상태였다.
최석기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는 “경상도 도사 오두인은 경상우도 지역 재해를 시찰하는데 김정(金釘), 이상일(李尙逸), 이진필(李震馝), 김집(金緝)과 함께 왔으며 쌍계사와 신흥사를 거쳐 대성마을로 올라가 수국골을 경유해서 거림으로 하산했다”며 “당시 수국골 은정대(隱井臺)에 동행한 5명의 이름을 나이순으로 새긴 석각이 있다는 점에서 오두인의 유람록 내용을 실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교수는 “이 석각으로 인하여 오두인 선생의 두류산기는 또 다른 지리산 유람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두행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360여년 전 오두인 선생의 석각은 지리산을 다녀간 선인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로, 앞으로도 지리산유람록에 나타난 옛길을 규명하는 데 노력하고, 숨겨진 문화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 보전하여 지리산의 문화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지원 기자 joojw@seob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