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면적이 중요한 ‘이슈’ 될 듯
장기적으로 3만㎡ 이상은 필요
거창군 예정후보지 3곳 물색 중
이해관계 따라 유치경쟁 과열도
입원·응급·심뇌혈관질환 사망비율
전국 평균보다 1.21~1.58배 높아
산청·거창 응급실에 년 1억 지원
함양은 산부인과 신규 지원키로
보건복지부는 11일 거창적십자병원을 ‘거창·함양·합천’ 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하면서 이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전할 예정지와 부지면적이 지역의 이슈로 떠올랐다. <사진: 거창적십자병원> |
거창적십자병원이 ‘거창군·합천군·함양군’ 서부경남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어느 지역에서나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지역마다 응급·심뇌혈관 등 필수진료가 가능한 중소병원을 우수병원으로 지정하고 거창권, 영월권 등 9개 지역에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을 신축하는 등 지역의료의 질을 높이고 공공의료 자원을 확충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와 관련된 지역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전국을 개별 시·군·구가 아닌 여러 시·군·구를 포괄하는 17개 권역책임의료기관과 70개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구분해 육성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수도권과 대도시에 살지 않더라도 응급, 중증질환과 같은 필수의료는 지역에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믿을만한 지역의료자원을 확충하고, 지역보건의료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 지역 병원에서 ‘포괄적 2차 진료기능’ 강화
보건복지부는 필수적인 의료는 지역 내에서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우수병원과 전문병원을 지정·관리하여 지역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2020년 상반기까지 지역우수병원에 대한 지정요건을 마련하고, 하반기부터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양질의 공공·민간병원이 없는 거창권, 영월권, 진주권 등 9개 지역에는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 등 공공병원 신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지역 9곳은 거창권(거창·합천·함양), 영월권(영월·정선·평창), 상주권(문경·상주), 통영권(고성·거제·통영), 진주권(산청·하동·남해·사천·진주), 동해권(태백·삼척·동해), 의정부권(연천·동두천·양주·의정부), 대전동부권(대덕구·중구·동구), 부산서부권(강서구·사하구·사상구·북구)이다.
아울러 진료기능 강화가 필요한 지역에는 공공병원 기능보강을 통해 진료시설과 응급·중증진료 기능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내년도 기능보강예산으로 1026억원이 정부안으로 편성된 상태다.
아울러 지역에 부족한 의료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지역의료기관의 전공의 배정 확대를 논의하고, 의료인력 파견과 간호인력 지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료기관과 공공병원에 전공의 배정이 확대될 수 있도록 수련환경평가에서 공공의료 기여도 관련 지표 반영 등을 논의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비수도권 위원을 포함하기로 했다.
# 경남도, 공공보건의료 강화 대책 발표
윤인국 경남도 보건복지국장이 11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도의 공공보건의료 강화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경남도> |
경남도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 대책’과 연계한 후속대책으로 내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시행할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 강화 대책’을 11일 발표했다.
먼저 의료 사각지대 해소, 응급의료체계 개선, 서민층 의료지원 강화, 저출생시대 대비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지원 확대로 지역실정에 맞는 공공보건의료 강화 대책을 마련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125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도내 중진료권은 창원권, 진주권, 통영권, 김해권, 거창권 5개 권역으로 설정되고, 진료별로 지역책임의료기관 1곳을 지정하게 된다. 진료권별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창원권, 김해권은 역량 있는 공공병원인 마산의료원, 양산부산대병원을 지정하고, 거창권, 통영권은 적십자병원을 이전 신축해 지정하기로 했다.
또한 당직의료기관 4곳(함안군, 하동군, 산청군, 거창군)을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상향 전환하고, 취약도가 높은 시·군 소재 지역응급의료기관에 매년 1억원을 지원해 안정적인 응급실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출생시대 대비해 의료취약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국비지원 분만취약지 사업으로 밀양시, 하동군, 거창군, 합천군 등 매년 17억원이 지원되고 있으나, 갈수록 출생아 수 감소, 의료인력 채용 애로 등으로 분만 산부인과 추가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저출생시대에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취약지 해소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현재 의료취약지 외래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는 고성군, 산청군과 함께 함양군에 산부인과 운영을 신규 지원할 예정이다.
# 거창적십자병원, 책임의료 기관으로의 과제
거창군은 지난 1년간 공공병원인 거창적십자병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경남도를 수차례 방문, 지역실정과 의료실태 필요성을 건의하고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유치에 노력했다.
거창권(거창군·합천군·함양군)은 서부경남의 중심지인 거창을 공공병원 신축대상지로 선정, 향후 관련법 제정,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거창적십자병원을 이전 신축하고 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질환센터, 모자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거창권(거창군·합천군·함양군)은 종합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인증병원이 단 1곳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평균보다 입원사망비 1.52배, 응급사망비 1.37배, 뇌혈관사망비 1.58배, 재입원비 1.21배가 높다. 따라서 지역민들은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된 거창적십자병원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다.
문제는 이전 부지다. 거창군은 예정후보지 3곳을 선정해 물색하고 있으나, 마땅한 대안지를 찾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거창적십자병원은 현재 부지면적 3143㎡(952평), 건축면적 5342㎡(1619평), 진료과 12개(내과 3곳, 외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2곳, 소아과, 마취통증학과, 영상의학과, 야간진료실), 91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거창적십자병원은 진료과를 16개 과로 확충하고 300병상으로 확충하기 위해서는 2만6400㎡~3만3000㎡(8000~1만평) 정도의 부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거창군은 부지면적에 대해 예정후보지 등을 두루 살펴 본 다음 정확한 면적을 확정할 계획이다. 앞으로 병원 이전면적과 선정지역을 둘러싸고 지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창군 관계자는 “거창권 지역실정에 맞는 지역책임의료기관이 육성 운영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며 “부지면적도 적십자병원과 원만하게 의논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