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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자와 ‘스카이 캐슬’

기사승인 [26호] 2019.09.05  13: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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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캐슬’이 돌아왔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은 종영 당시 시청률이 23.8%에 이를 만큼 인기가 높았다. 이 드라마가 종영 6개월 만에 다시 회자되고 있다.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이 일면서다.

드라마에서 ‘스카이 캐슬’은 사립명문대인 주남대학교 의과대학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만 무상으로 주어지는 공간이다. 드라마 속 엄마들은 자녀를 의사·법조인으로 만들기 위해 ‘학습 매니저’ 역할을 떠안고 심지어 ‘입시 코디’까지 고용한다. 상류층이 교육을 통해 어떻게 대물림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스카이 캐슬’이 등장하고 있다.

사회학에서는 ‘세대 간 사회이동’의 통로로 신분상속, 재산상속, 교육, 결혼 등 여러 가지를 제시한다. 한국은 입시라는 공정한 사다리를 통해 자기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계층상승을 위해 젊은이들이 죽고 살기로 공부에 매달린다.

그런데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교 2~3학년 때 남들이 갖지 못하는 기회를 갖고, 단 2주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때 참여한 논문의 제1저자로 한 기록과 경험이 유명 사립대학에 진학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불공정한 사다리가 되는 것이다.

20세기 한국에서, 개인은 가난해도 노력하면 교육을 통해 신분상승할 수 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한국을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라고 칭송했다. 21세기인 지금도 극소수 상류층을 제외한 전 국민이 입시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의 입시경쟁은 냉전시대의 끝없는 ‘군비경쟁’ 같다는 영국 사회학자의 논평이 결코 지나치지 않는 분석이다. 조 후보자의 딸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시험을 통해서가 아니라 면접이나 전형, 수시전형을 통해 외고·대학·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갔다. 이 같은 입시의 악용을 드러내 것이 ‘스카이 캐슬’이란 드라마에서 돈 있는 소수의 상류층이 모여 계획을 짜 그에 맞는 스펙을 관리한다는 것인데 그런 맥락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다.

20~30대의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분노의 동기는 열정과 선한 의도로 참여했던 촛불혁명 이후에도 탐욕과 거짓으로 가득한 엘리트 계급의 출현 및 대중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과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오버랩 되기 때문일 것이다.

‘스카이 캐슬’의 타파는 학벌에 얽매이지 않아도, 어떤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가 될 때 가능한 것이다. ‘스카이 캐슬’은 새로운 도덕적 발전과 정치적 자각이 정착되지 않는 한 지속될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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