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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千一夜話) 그리고 서부경남신문

기사승인 [0호] 2019.07.08  16: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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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동안 새롭고 따끈한 뉴스
지역민들에게 흥미롭게 전해

4개 지자체 비교분석 보도와
선의경쟁으로 지역발전 유도
권력과 영합하는 길이 아니라
독자로부터 인정받는 언론으로
‘견제와 비판’ 역할 충실할 것

이철우 본지 회장.

페르시아 사산 왕조시절 이야기입니다. 샤리아 왕은 왕비의 부정에 충격을 받아 매일 밤 처녀와 잠자리를 하고, 날이 밝으면 그 처녀를 죽였습니다. 셰헤라자데는 그러한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왕에게 밤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였습니다. 천일동안 매일 밤, 이어지는 그녀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흥미진진하고 에로틱하고 달콤하고 신선하여 왕은 그녀를 차마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셰헤라자데는 밤마다 이야기를 끝맺지 않고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순간 멈췄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하였습니다. 왕은 나머지 뒷부분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하루하루 처형을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왕은 잠자리를 같이한 처녀를 죽이려던 생각을 버리고 셰헤라자데와 함께 여생을 보내게 됩니다.

셰헤라자데가 들려준 이야기 가운데는 ‘알라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같은 친숙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사실 셰헤라자데가 풀어가는 이야기들은 샤리아 왕도 독자도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욕망과 결말을 알고 싶어 하는 궁금증에 사로잡혀 더더욱 이야기에 빠져들 뿐입니다. 그 천일동안의 이야기 모음이 천일야화(千一夜話)입니다.

서부경남신문의 창간 3돌, 일수로 1095일. 서부경남신문이 이 세상에 얼굴을 내민 지도 천일이 지났습니다. 서부경남신문은 천일야화처럼 천일동안 새롭고 흥미로운 소식, 따끈한 뉴스를 꾸준히 전하여 왔습니다. 역사가 발전한다고 했을 때, 흔히 <발전사>에 집착하기 쉽습니다. 역사 없이는 발전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물론이고 사회단체에 이르기까지 예외 없이 <성장사·발전사>에 매달리기 일쑤입니다. 발전사는 현재의 위치를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신문사도 이렇게 역사의식을 갖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발전의 역사’속에 언론 문화를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요. 노력이기도 합니다. 한 나라의 역사도 그렇지만 역사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있다면 그건 고난과 역경의 부분일 것입니다. 역경을 딛고 성장했다면 그만한 어려움과 실패의 역사를 겪었을 게 틀림없습니다.

본지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신문을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할 무렵, 경남신문이 서부경남신문이란 제호가 경남신문의 상표등록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제기하였습니다. 오랜 법리논쟁 끝에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은 났지만 초기단계에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습니다. 신문이 소재한 공간적 특수성과 신문을 알차고 유수한 일간지처럼 잘 만든 것 때문에 치룬 값비싼 대가라고 생각하고 위안하기에는 부담이 컸습니다.

본지가 처한 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광역 또는 하나의 지자체를 관할대상으로 하는 기존 지역신문과 조금은 다른 4개의 지자체를 아우르는 신문이다 보니, 지자체별로 자기지역신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경향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용이 비슷비슷한 무특색 신문이 아닌, 관점을 달리하고 비교하는 신문을 만들어왔습니다. 4개 지자체간의 비교분석보도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등 지역의 성장발전에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여왔습니다. 행정기관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그대로 베껴 싣는 두루뭉수리 신문, 그게 그것인 얼룩소신문제작을 탈피하여 비판적 시각에서 독자로부터 사랑받는 신문을 만들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만을 보도하는 언론정신을 되새기며 더 정확한 품격 있는 기사를 찾아 싣고 있습니다. 좋은 뉴스는 하찮은 사안이라도 밝은 사회를 위하여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종이신문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보다 빠른 뉴스로 전달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개설하여 빠른 보도를 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역신문이 살아남는 손쉬운 방법인 어용신문·기관지 신문이기를 배격하고 있습니다. 재정상태가 열악한 신문이 비판적 언론의 길을 걸으면 무성한 그늘을 만들기 쉽지 않고 고사(枯死)하거나 영양실조에 걸려 고생을 하게 됨을 압니다. 권력과 영합하는 쉬운 길을 걸으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재나무처럼 틀에 맞춘 언론은 지역사회에 생기를 줄 수 없습니다.

미꾸라지 논에 메기를 풀어 활기를 불어넣듯이 역할을 제대로 하는 신문이 되고자 합니다.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정론직필을 추구하는 본지는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는 바른 언론의 길을 걷습니다. 행정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하는 행정기관 노조 홈피보다 못한 신문이 난무하는 가운데 바른 소리하는 ‘신문다운 신문’ 하나쯤 갖는 것은 사회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지역사회의 증인을 넘어 역사의 증인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올바른 성장과 복지국가의 방향을 제시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언론의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본지는 계속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역사를 선도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언론이 될 것입니다. 성경의 <마태복음>에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오.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밟힐 뿐이니라”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소금은 고래로 인간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인간은 소금을 섭취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소금은 체내의 노폐물을 소변과 함께 배설하는 중요한 생리작용을 하고 있으므로 체내의 식염 함유량이 줄어들면 생명의 위험이 따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소금이 인체의 건강유지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감시비판 역할을 하는 언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사회의 소금이란 국리민복의 원칙을 사심 없이 건의하고 이의 관철을 위해 끝까지 굽히지 않는 비판정신입니다. 집권층에서는 이런 언론의 존재가 때로는 불편하고 귀찮고 밉기도 하겠지만, 언론의 고발과 비판이 있기 때문에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소금이 입에 당기는 맛은 없으면서도 인체에 필요한 것처럼 사회의 명랑함과 원활함을 위해서는 건전한 언론의 존재가 필요불가결하다 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에는 성가시더라도 뒷날 반드시 국가민족을 위해서나 집권층에 유효할 뿐 아니라 자칫 방종하기 쉬운 권력 그 자체에 견제구실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견제와 비판이 있기에 권력의 오판을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언론이 소금역할을 포기하고 명철보신이라는 미명아래 권력의 날개아래 숨어드는 것은 언론의 본분이 아닙니다.

오늘날 언론에 대한 국민적 인식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그것은 언론을 방패삼아 사리사욕을 탐한 사이비 언론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언필칭 나라와 겨레를 위해 진실을 위함이라는 그럴듯한 대의명분을 붙여 외치지만, 한 꺼풀 벗겨놓고 보면 사리사욕이 도사리고 있어 언론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도 없지 않았습니다.

한국신문산업의 허브이자 요람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비굴하지 않고 정직한 글을 쓸 것입니다. 글의 지조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소망의 그릇에, 믿음을 심지로 사랑을 기름으로” 불 밝히는 사회의 등불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와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도록 변화의 실상을 제시하는 등 미래를 개척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변화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무관심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낯선 곳을 찾아가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시대정신을 담는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본지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변함없이 사회의 소금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참다운 신문이 되겠습니다. 많은 성원과 격려를 당부 드립니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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