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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里長)들의 반란

기사승인 [0호] 2019.01.23  15: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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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럽다.”

면장을 주머니 속 공깃돌이나 장기판 졸 다루듯 하는 군수의 인사방침에 대한 반응이다.

지난 21일 함양군 휴천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신임 면장 취임식이 있었다. 참석한 주민들은 면장인사에 대해 무슨 사연이 있길래 면장을 이렇게 자주 바꾸는지 모르겠다며 푸념을 하였다.

전임 면장은 2018년 8월에 부임하여 2개월간 사무관 승진교육을 다녀왔다. 실제 근무기간은 4개월 남짓 되었는데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업무파악을 위해 마을 방문이나 제대로 한번 했을까?

면장은 업무파악과 행정안정을 위해 최소한 일 년 이상 근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장은 최일선 행정집행자이다. 일반주민과 접촉하며 상부의 행정방침을 전달하고 이행을 실행하는 자리다. 그런 면장을 시간적으로 업무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을 터인데 곧바로 또 인사이동을 시켰다.

취임식에 참석한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잦은 인사에 대해 불평불만을 토로하였다. 이장은 행정청과 마을주민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자리다. 이장의 도움 없이는 원활한 군정이 이루어지기 힘들다. 심각성을 인식케 하는 징조이다.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다른 사건이 또 있었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함양군수에 당선된 서춘수 군수는 7월1일 취임한 후, 인사를 숙고한다며 2개월이 지날 무렵에야 하반기 인사를 단행하였다.

하반기 인사에 포함된 백전면장 취임식에 마을 이장들이 모두 불참하는 ‘이장들의 반란’이 실제로 있었다. 취임식에 참석했던 마을 노인회장 대부분도 취임식 중간에 자리를 뜨면서 취임식은 어정쩡하게 끝났다. 행정의 전문가라고 자랑해온 서 군수의 회심작이라 할 수 있는 첫인사는 낙제점이었다.

또 군수의 늦장인사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만도 컸다. 인사요인이 생기면 바로 인사를 하면 좋을 것을 무슨 꿍꿍이로 뜸을 그렇게 오래 들이는지 모르겠다는 까칠한 반응을 보였다. 승진을 목 놓아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사무관 한명 승진하면 6~9급의 4명이 줄줄이 승진할 수 있으니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빠른 인사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공직사회에서 인사만큼 관심을 끄는 사항은 없을 것이다. 공무원의 인사는 조직발전과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공무원은 인사시기가 되면 봄과 여름을 땀방울로 보낸 농부가 가을을 기다리는 심정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더러는 자신은 승진전보 대상이 아니더라도 누가 승진하고 어떤 부서로 옮겼는가를 놓고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지켜보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인사는 공정해야 한다. 누구나 납득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조직은 적절한 경쟁 장치가 없으면 느슨해지고 활기를 잃기 십상이다. 경쟁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인사와 포상이다. 인사가 공정하지 않으면 조직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없다.

인사가 끝나면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인사에 대한 품평을 하게 마련이다. 누구는 어떤 연유로 승진했고, 아무개는 어떻게 해서 물먹었다는 등 분석이 술자리의 주요한 안주거리로 등장한다. 자리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 자연히 치열한 경쟁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 인사는 공명정대해야 한다.

서 군수는 본인의 장점인 풍부한 일선행정 경험을 살릴 수 있도록 행사참석과 함께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의견 청취를 해봄직하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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